'패닉 원흉' 美주택가격 "바닥 멀었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10.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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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와 증시 '패닉'의 원흉인 미국 주택가격이 아직도 바닥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 전역에서 주택가격 하락세가 2009년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다가올 경기침체로 인해 가격하락 추세가 더 오래, 깊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가격하락폭이 컸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아리조나 지역에서는 주택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매수의사가 있거나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극히 적다. 게다가 실업률 증가, 임금하락,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상승 등이 더해지면서 잠재 수요자들을 감소시키고 있다.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의 토드 시나이 교수는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첫번째 요인은 소득"이라며 "소득이 감소하면 주택수요도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에 대한 미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 재무부가 구제금융을 위해 대규모 차입이 필요할 것이란 우려로 인해 지난주 주택대출 금리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15일 30년고정금리 모기지 평균금리는 6.75%로 지난주 6.06%에 비해 0.69%p 상승했다.

은행들이 담보가치가 부족한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매각하고 있고 주인없는 텅 빈 주택은 반세기동안 최대규모로 늘었다.

6월에는 주택소유자중 2.8%가 소유권을 잃었고 임대용 주택은 10채 중 1채가 세입자를 찾지 못해 비워둔 상태다. 이는 센서스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56년 이후 최대 규모다.


작년말 4.4%였던 실업률은 6.1%까지 치솟았고 직장을 가진 근로자들도 임금이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뉴욕을 비롯한 금융산업의 비중이 큰 도시들은 실업률이 상승하고 임금 및 연말 상여금은 대폭 삭감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주택가격의 적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PRR)을 보면 주택가격이 역사적 평균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게 형성돼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무디스이코노미닷컴에 따르면 마이애미 지역의 PRR은 22배에 달한다. 지난 20년간 평균값이 15배 가량이었음을 감안하면, 현재 마이애미에서 시가 50만달러인 주택은 장기적 관점에서 34만1000달러의 가치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통계에 따르면 새크라멘토, 달라스, 리버사이드, 칼리프 등 지역은 PRR 수치가 평균치 수준으로 급락했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은 주택가격이 고평가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대출관행이 영향을 끼진 최근의 주택가격 하락은 2차대전 이후 가장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담보가치 하락이 다시 주택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콜린 페스타나 부동산에이전트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최근 수년간 다수의 사람들이 부동산 개발과 주택대형화에 뛰어든 결과 집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며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HSH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중개업자들은 남서부 플로리다에서는 금리가 최대 8%에 달한다고 말했다. 고금리로 인해 매달 지불해야하는 이자비용이 증가하면서 잠재 구매자들이 시장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플로리다의 잭 맥커비 부동산컨설턴트는 "일부 지역에서 확실치는 않지만 반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마이애미 등 다른 지역은 여전히 주택가격이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을 향해 솟구치던 로켓의 연료가 바닥나 지구로 추락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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