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까지 올라 안전자산 인기 '최고'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10.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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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및 금융 불안 등으로 안전자산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도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예금 등 안전자산의 인기가 여느 때와 달리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펀드 역시 전세계적인 증시 및 금융 불안으로 선호도가 뚝 떨어지는 양상이다. 한때 연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중국 펀드 등도 맥을 못추고 있다.



은행 등 금융사에서도 예금이자를 높여 현금성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언제 닥칠지 알 수 없는 금융시장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따라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얼마나 쏠리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시장금리 6% 돌파



시장금리가 연일 치솟으며 연 6%를 돌파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유통수익률은 올 2월 말부터 3월 초에는 연 5.17%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CD 금리는 지난주 5.98%까지 올랐으며 13일에는 6.00%를 기록했다. 14일에는 6.03%로 6%를 돌파했다.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은행의 예금과 대출금리가 함께 오르고 있다. 정책금리와의 동조현상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5.25%에서 5.00%로 하향조정했지만 시장금리는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이성태 한은 총재는 다음 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고 내비쳤다.


이 총재는 최근 "금리는 금방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지난 10월 들어 (금리를 인하한 것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이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선진국 저금리정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해 기준금리 인하가 글로벌 통화정책의 완화기조와 맞물려 통화정책의 방향을 선회했고 상황에 따라서 앞으로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정책금리에 따라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되고 있다.



◇시중자금, 은행으로 대거 이동

최근 은행의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이 뚜렷해지고 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정기예금의 경우 월평균 4조7000억원이 증가했다"며 "지난해 월평균 1조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에 비해 수시입출금식 및 MMF로의 자금이동은 증가한 반면 주식형 펀드 및 증권사 CMA로의 자금이동은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자금이동은 안전성과 예금금리 인상의 이점이 있는 정기예금잔액의 증가가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유동성 선호를 반영한 수시입출금식 예금잔액도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 1월 한시적 특판예금 판매로 20조3000억원이 늘어난 은행권의 정기예금은 이후 5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해 9월말 잔액이 316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요구불예금을 제외한 수시입출금식 예금잔액은 시중의 유동성 선호현상을 반영해 9월말 현재 잔액이 173조5000억원으로 2006년 12월말 179조3000억원 이후 월별잔액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영도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에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내다봤다.

◇각종 고금리 예금 '인기'



은행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자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도 더 높은 금리로 맞서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자금을 맡길 기회가 많아진 셈이다.

은행권의 1년 기준 예금금리는 연 8%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최고 수준이다. 최고 연 8.19%를 주는 1년 정기예금 상품까지 나왔다.

제일저축은행과 신안저축은행은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7.9%로 올렸다. 제일저축은행은 7.6%에서 7.9%로, 신안저축은행은 7.5%에서 7.9%로 인상했다. 단리 기준이다.



이를 매월 지급되는 이자를 만기 때 한꺼번에 찾아가는 복리로 선택할 경우 세전 수익률은 8.19%에 달한다. 1000만원을 예금했을 경우 세전 기준으로 81만190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저축은행도 최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7.2%에서 7.7%로 인상했다. 1년 뒤 상환 받는 복리의 경우 연 7.97%에 이른다. 인터넷뱅킹으로 이 회사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0.1%가 추가된다. 따라서 복리예금에 가입하면 금리는 8.07%나 된다.

신라저축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의 복리 이자율이 연 7.97%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지난 9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7.4%에서 7.6%로 0.2%포인트 올렸다. 복리의 경우 연 7.87%다. 10월 현재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6.9%다. 지난 5월 6.3%에 비해 0.6%포인트가 올랐다.



시중은행들 역시 고금리 예금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 출범을 기념해 내놓은 온라인 전용 예금인 'e-파워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오는 11월까지 가입하면 금리를 최고 0.6%포인트 더 얹어줘 1년 만기짜리는 최고 연 6.9%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몇달전 5%수준이었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어느덧 7%에 육박한 셈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정기예금도 1년제 최고금리가 7%를 넘어섰다.
대구은행은 최근 통장 또는 신용카드 거래 실적이 많은 고객에게 추가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통장 실적연동 정기예금과 신용카드 실적연동 정기예금 금리를 연 0.2~0.6%포인트 인상했다. 통장 실적연동 정기예금은 최고 연 7.0%, 신용카드 실적연동 정기예금은 최고 연 6.8%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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