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최대의 축제...자동차의 미래를 만나다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8.10.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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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2010 한국그랑프리 서킷 프리뷰

지상최대의 축제...자동차의 미래를 만나다


‘찰칵 찰칵.’ 눈이 부시도록 번쩍이는 조명 아래로 물방울 모양의 컨셉트카가 늘씬한 레이싱모델의 호위를 받으며 등장한다. 이를 지켜보는 수천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인다.초기의 증기자동차 모습을 본 뜬 재미난 자동차와 투구벌레 모습을 한 2인승 페라리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미리 가 본 2010년 전라남도 영암의 한장면이다. 2010년이면 아시아 최대 규모의 F1(포뮬러 원) 서킷이 국내에 상륙한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축제 중 하나인 F1 그랑프리대회가 2010년부터 7년 연속으로 전남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남에서는 자동차산업 뿐 아니라 각종 경제 파급효과의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토목공사를 마치고 전체 공정 30%대에 들어서는 F1 그랑프리 서킷. 이곳의 2년 뒤 모습을 그랑프리가 열리는 17개국의 사례를 참고해 가상으로 그려보자.

◆자동차와 문화 축제가 어우러지다



전라남도에 12만명이 몰렸다. 전라남도가 생긴 이래 최대 규모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한국그랑프리경주를 보기 위해 세계 각국의 F1 팬들이 대거 방한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F1 그랑프리대회 최대 규모다.
지상최대의 축제...자동차의 미래를 만나다
2002년 서울 거리를 수놓았던 붉은악마의 인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차이가 있다면 붉은악마는 내셔널리즘(nationalism)이 강한 반면 이들은 인디비주얼리즘(individualism)을 따른다. 국가대항전이 아니라 오로지 자의식이 강한 개인의 선호에 따라 응원한다.

불과 이틀밖에 열리지 않는 자동차경주에 왜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 걸까? 단순히 자동차 경주만 열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 유수의 자동차그룹이 차세대 자동차를 야심차게 선보인다. 신차발표회가 줄줄이 열리고 이곳에 초대된 세계 각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신차 발표회장의 열기를 북돋운다.


이처럼 좋은 기회를 영화 관계자들이 놓칠 리 없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방한해 상업적 효과도 기대 이상이다. 자동차경주 마니아뿐만 아니라 이들을 보기 위해 영화팬들도 전남을 가득 메운다.

세계 최정상급 가수들의 내한공연도 줄을 잇는다. 전설의 록가수와 하이틴의 우상인 인기 가수들이 속속 방한해 국내 음악팬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서킷 맞은편 모터쇼장에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자동차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대부분이 바이오연료와 연료전지차다. 배기가스 배출과 석유 매장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메이저 자동차회사는 대체에너지 마련에 고심해 왔다. 아직 상용화에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자동차회사들은 앞다퉈 연료전지차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복장도 패션쇼장을 연상케 한다. 스타의 코스프레로 자신을 뽐내는 그룹에서부터 연예인을 능가하는 휘황찬란한 의상까지 각양각색이다. 게다가 레이싱걸의 도도한 의상은 총각들의 맘을 설레게 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의 CEO도 VIP룸에서 영접을 받는다. 전남에서 기업유치를 하기 위해 상담도 벌인다. 또 한쪽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연장이다. 납품을 위해 브리핑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의 열띤 목소리가 회의실 문틈 사이로 흘러나온다.



발길을 돌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으로 향했다. 지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인류 최대의 발명품을 보기 위해 구름같은 관중이 현장을 찾았다. 주차장까지 모터쇼를 방불케 한다. 포르쉐911, 부가티 베이론,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페라리 엔초, 무르시엘라고 등 세계 최고의 슈퍼카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웠고 관람객은 차를 구경하느라 쉽게 경기장 안으로 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관람석 입구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그랑프리 복장으로 맞춘 팬들이 무리지어 수다를 떨고 있다. 대회장은 마치 월드컵경기장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유니폼이 두부류가 아니라 20개 그룹으로 나뉜다는 것이 차이점일 뿐이다.

F1 그랑프리대회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로 20개 팀이 경기에 참여한다. 팀당 2명의 선수를 운영하는데 적게는 2000억원에서 5000억원까지 비용이 든다. 시속 300km를 달리기 때문에 양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접지력을 높이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3중의 방염소재로 만들어진 운전복은 화재로부터 드라이버의 생명을 보호하는 마지막 파수꾼이다.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엔진소리에 10만 관중의 함성은 이내 묻힌다.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자 서킷은 폭발적인 열기로 가득하다. 눈 깜짝할 사이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는 20대의 F1 머신 뒤로는 고양이 울음과 같은 잔향(殘響)만이 빈 도로를 맴돈다.

예선 경기가 끝나자 인파는 세계음식문화축제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은 세계 토산 음식을 선보이는 자리다. 세계 각국의 음식맛을 비교하는 자리다. 해가 질 무렵이면 삼삼오오 자리를 펴고 술잔을 기울이는 무리들이 오늘의 경험을 놓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2조5000억원 생산·고용효과 기대

F1 월드 챔피언십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 선수권 대회다. 매년 17~19개국을 순회하면서 경기를 치러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팀 챔피언십을 겨룬다. 1950년 공식 출범한 이 대회는 연간 400만명의 관중을 몰고 다니고, 6억명에 이르는 TV 시청자수를 보유한 성공적인 스포츠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5대륙 전체에서 고르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페라리, BMW,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토요타, 혼다 등 대형 자동차 메이커들이 참여하고 있다. 300여개 회사가 연간 4조원이 넘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국제적 비즈니스의 무대이기도 하다.



한국 그랑프리대회는 2006년 유치가 확정됐으며 전라남도, 전남개발공사 등 7개 기관과 기업이 주주사로 참여한 KAVO가 F1 국제자동차경주장 건립과 대회운영을 담당한다. KAVO는 대회 유치를 통해 연간 2조5000억원의 생산ㆍ고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10월4일 유치 2주년을 맞아 서울 삼성동에서 가진 시범주행 행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을 열광시키는 F1의 매력을 눈으로 보여줬다”면서 “앞으로 있을 한국 그랑프리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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