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지난 7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한 증권사 설명회에서 자신은 중국 A주를 매입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를 '전설의 투자 대가'로 부르는 중국 투자자들은 "지무 루어지에스(짐 로저스의 중국식 발음)가 새로운 국제 유머를 한 것이냐"는 반응에서부터 "우리가 우롱당한 것 아니냐"는 격한 반응까지 보였다.
그러나 중국 주식시장의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로저스의 해명도 투자자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가면을 바꿔 쓰는 중국의 전통 놀이인 ‘삐엔리엔’(변검)에 빗대어 로저스의 어록을 모은 ‘삐엔리엔 역사’가 인터넷에 돌기도 한다. 인터뷰에서 로저스가 밝힌 진의는 다음과 같다.
또 "성공하는 투자자는 늘 싼 것을 선택한다. 이건 투자의 기본 법칙"이라면서 "이 세상에는 A주보다 싼 B주 H주 뿐 아니라 유럽주식, 미국주식 등 싼 게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하이 종합지수가 5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시장의 거품을 얘기하면서도 중국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나는 A주는 산적이 없지만 B주, H주, S주는 언제든 살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중국 주식을 판적은 없다. 내가 숨을 거둔 뒤 내 자식들에게 물려줄 것이다. 나는 장기적으로 중국 투자를 신봉한다. 나는 단기 트레이더가 아니다. 내가 주식을 팔아버리면 더 많은 세금을 물게 될 것이다. 게다가 다음에 주식시장에 진입할 시간을 또 계산해야 한다. 내가 세금을 이미 낸 다음, 나중에 더 비싼 가격에 같은 주식을 산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나는 지금도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그중에는 20년, 40년 동안 갖고 있는 주식들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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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로저스는 “2008년에 중국 주식을 팔 필요는 없다. 이건 1908년 미국 주식을 팔 필요가 없었던 것과 같은 이치다. 1908년에 미국 주식을 갖고 있던 사람은 수십년 후에 부호가 됐다. 중국 주식시장도 언젠가 1만포인트에 다다를 것이다. 중국은 21세기 가장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1세기말까지는 아직 92년이 남았다. 내 판단이 맞다면 중국 주식시장은 금세기 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1908년 미국 주식시장은 세계에서 그 지위가 매우 낮았으나 이후 80년이란 시간을 거친 뒤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된 점을 예로 들며 미국 주식시장은 성장 과정에서 공포의 하락을 여러번 거쳤으며 중국도 비슷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력, 농업, 여행, 수자원업무 등 유망하다고 언급한 업종에 대해서는 “전력관련 주식을 좋게 본다고 말한 적은 없으며 발전설비를 제공하는 회사를 유망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행업은 향후 20~30년간 큰 발전의 기회가 있으며 수자원관련 회사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가 현재 농업 부문에 큰 신경을 쏟고 있는 것을 볼 때 농업 투자도 좋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