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도 지난 8일 “최근 환율 급등에는 해외펀드의 환헤지 영향이 크다”며 사실상 해외펀드를 환율 급등의 주범으로 지적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로부터 선물환을 사들인 은행은 거꾸로 환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이때 은행은 위험 회피를 위해 선물환 계약 물량만큼 해외에서 단기로 달러를 빌려와 현물시장에 내다 팔게 된다. 즉 해외펀드를 통해 100억 달러가 해외로 유출됐다고 해도 선물환 거래로 다시 100억 달러가 유입되는 것이다. 사실상 해외펀드가 활성화돼도 외환시장의 달러 수급에는 큰 변동이 없는 셈이다.
또 자산운용사에 선물환을 팔아 환 위험에 노출된 은행은 위험 회피를 위해 현물시장에서 20억 달러를 사들일 수밖에 없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 환율을 올리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외 증시가 폭락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40조원이 넘는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뚝 떨어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선물환 매수에 나섰고, 외환시장에는 ‘달러 사자’가 폭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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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은 해외펀드 운용시 설정액의 30%-80%까지 환헤지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9월말 현재 순수 해외펀드의 설정액은 40조7608억원. 단순 계산하면 최소 12조2282억원에서 최대 32조6086억원 가량 선물환 매수에 나선 셈이 된다.
하지만 9월말 현재 순수 해외펀드의 순자산(NAV)은 29조3778억원이다. 수익률 하락으로 투자원금의 28%(11조3830억원) 가량이 사라진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최소 3조4238억원에서 최대 9조1304억원 어치의 선물환 매도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