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街 "환율급등에 10월 금리동결"

머니투데이 백경훈 기자 2008.10.0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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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시기는 당겨질 것..물가가 가장 큰 리스크

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가 4년 만에 처음으로 1만선이 붕괴되면서 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지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공조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경기도 본격적인 둔화국면에 진입했고, 이런 상황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은 금통위가 10월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며 다만 경기 및 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언급함으로써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태도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영증권은 국내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국내 물가 안정을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근원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또 한국은행이 기대인플레이션 확대 방지를 위해 지난 8월에 금리인상을 한 후 2개월 정도 지난 상태여서 금통위가 10월 금리인하에 다소 신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효진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분기 정도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금리인하 시점이 좀 더 앞당겨질 수는 있으나 10월에는 동결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금통위가 유동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식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은 하지 않을 것이며 총량적 유동성 지원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증권사는 현재 국내 유동성 문제는 전체 유동성의 문제가 아니라 외화와 원화 유동성 간 불균형, 원화 유동성의 기관 간, 기업 간 국지적 막힘 현상 때문이라며 증액된 총액 한도 대출 확대 효과를 지켜보고 환매조건부채권(RP) 지원을 확대하는 등 금리인하보다는 막힘 현상을 미시적으로 뚫는 노력이 선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하이투자증권도 환율과 물가의 문제를 강조했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 내려갈 경우 소비자 물가가 연간 0.02%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이 1% 오를 경우 소비자 물가가 연간 0.08%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즉 물가에 미치는 정도가 환율 상승이 유가 하락보다 연간 4배 정도 크다는 계측인데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물가에 대한 낙관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언급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환율이 안정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으나 10월에는 그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신익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내 경기 하락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환율 급변동과 금융시장 리스크 증대에 따른 가계·기업의 경제활동 제약”이라며 “특히 자금경색에 의한 일시적인 금융시장 충격으로 경제주체의 손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적정한 내외금리차를 유지함으로써 외인 자금에 재정거래 유인 메리트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또 “여전히 높은 근원물가 수준과 2차 기대 인플레 위험을 감안할 때 10월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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