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당분간 1400대 유지에 만족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0.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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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금리 4%대 새 악재… 구제법안 통과는 위안

코스피지수가 5일 연속 하락하며 다시 1400초반대로 주저앉았다.

개장초 1458.68까지 1.32% 상승하며 5일 이평선을 넘기도 했으나 호조국면은 30여분에 불과했고 이후 낙폭확대 과정으로 급반전됐다.

거래량이 3억주를 간신히 넘기고 거래대금이 4조1000억원선에 불과한 가운데 외국인이 공격적인 현·선물 동시 순매도 공세를 취하자 오후장 초반 1410.35까지 -2.04% 급락했다.



전날 장중 내내 1200원선 밑에서 거래되며 환율 급등세가 끝났다고 했던 안도감은 하루만에 산산이 무너져버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초반 1191.5원에서 장후반 1224.0원으로 재차 급등하며 연중 최고종가(1223.5원)를 기록했다.

지식경제부는 올 3분기 외국인 직접투자(FDI) 신고 액수가 28억73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6% 감소하면서 5분기만에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미 상원이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아시아증시 반응은 냉담했다. 일본 토픽스지수가 2% 넘게 떨어졌고 닛케이지수도 1.88%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이 7일 연속 주식 순매도에 나선 대만 가권지수도 1% 넘게 떨어졌다.

투신권은 이날도 293억원을 순매도하며 7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자산운용사의 이같은 주식 순매도 공세는 펀드 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9월말 현재 국내펀드의 순자산총액이 1년여만에 처음 3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5월19일 기록한 사상최고치인 362조1701억원에서 불과 4개월만에 66조원이 증발했다. 이처럼 펀드자산의 급속한 감소는 전세계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는데다 수익률 악화로 투자심리까지 불안해지면서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탈이 이어진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개장초 전업종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결국 보험(+1.45%)과 통신업(+0.83%)만 오름세로 마감될 정도로 장세가 급변한 것은 연휴에 대한 두려움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하원이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킨다고 해서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인지 불투명한 가운데 개천절 휴일인 3일 미국 9월 고용지표 발표 후의 증시상황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에 사흘 연휴를 앞두고 일단 보유주식을 처분하자는 심리가 강하게 분출됐을 수 있다.



[내일의전략]당분간 1400대 유지에 만족


옵션시장 투자자 동향을 보면 증시관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날 현·선물 동시 순매수에 나선 개인만 콜옵션을 대규모 순매수하고 있을 뿐 외국인, 증권 뿐만 아니라 연기금까지 콜옵션 순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외국인은 20만계약이 넘는 풋옵션 매수포지션을 취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지수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월스트리트 위기는 메인스트리트 위기로 전이되는 상태다. 전날 발표된 미국 9월 ISM제조업지수는 43.5로 급락하며 2001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내일의전략]당분간 1400대 유지에 만족
미국 9월 자동차 판매대수는 96만5000대로 급감하며 지난 1993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월 100만대를 하회했다.
8월 이전에는 고유가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가 감소했다가 이후 소형차로 매기가 이전되면서 소형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9월 판매에서는 신용경색에 따라 모든 차급 판매가 동시에 감소할 정도였다.



금융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더라도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위축을 불러내고 있는 것이 확연하다면 설사 금융위기가 봉합된다고 해서 증시의 밑거름이 되진 않는다.
기업어닝이 타격을 받기 시작한다면 PER(주가순익배율)나 PBR(주가순자산배율) 같은 밸류에이션 기법은 무용지물이 된다.

전세계 모든 국가가 유동성을 풀고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등 비상수단을 강구하더라도 주가가 더 이상 빠지지 않는 정도에 만족할 뿐 베어마켓 랠리조차 꿈꾸기 어려운 국면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1400선 밑에서 한번은 갭(9월19일)으로, 또 한번(9월30일)은 장대 양봉으로 1400선을 회복했지만 1500선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증시가 붕괴 위협을 벗어났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루짜리 리보 금리만 4% 밑으로 떨어졌을 뿐 1주일(4.15%), 1개월(4.00%), 3개월(4.15%) 등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런던 은행간 대출금리가 2% 초반대로 원상회복이 되지 않고서는 수시로 발생하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주식 매도공세가 제어되기 어렵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1400선이 지지되는 것만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주가가 1500선을 넘어서야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상황에서조차 마지노선 설정에 급급한 현상황을 인정해야 하는 것인지 아주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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