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달러 가뭄 심화"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10.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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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8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적자가 125억9000만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 자본수지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감소세를 보여 달러 가뭄을 심화시키고 있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3분기 외국인 직접투자(FDI) 신고 액수는 28만7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분기별 외국인 투자 신고액이 감소한 것은 5개 분기만에 처음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 때문에 금융·보험업종을 중심으로 FDI 신고가 크게 위축됐다"고 밝혔다.

FDI 유입액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국내 FDI 순유입액은 지난 2004년 90억달러 이후 2005년 70억1000만달러, 2006년 48억8000만달러, 지난해 26억3000만달러 등으로 3년 연속 감소해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에 순유입된 FDI(도착 기준)는 2610만달러로 4분기 대규모 투자 유입이 없는 이상 올해까지 4년 연속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같은 FDI 유입 감소는 2000년대 들어 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반면 중국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아시아 주변국의 FDI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FDI는 6% 감소하고 중국의 FDI가 1%포인트 상승하면 주변국 FDI 유입액은 0.58%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외국인 투자 부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UNCTAD는 올해 금융 불안정으로 세계 FDI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0% 감소, 1조6000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FDI는 단기적인 성격의 주식이나 채권 투자자금과 달리 기업의 설립이나 인수 등에 투입되는 장기 자금으로 고용 창출과 기술이전 등의 긍정적인 역할이 크다. 2006년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기업은 국내 전산업 부가가치의 9.3%, 고용의 5.7%를 담당했다.



따라서 FDI의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달러 부족 현상을 심화시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장기적으로는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최근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외화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의 직접투자까지 부진해 외환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더 큰 문제는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는 많아지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투자는 줄어들어 장기적으로 국내 사업기반이 잠식되면서 성장 동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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