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류상태 목사 "강의석 누드시위 신선하다"

머니투데이 김정주 인턴기자 2008.10.01 17:47
글자크기

"마광수, 박진영 같은 유쾌한 난봉꾼일 뿐"

↑류상태 목사↑류상태 목사


"강의석군은 역사와 시대를 앞서가는 그릇이 큰 아이입니다"

강의석(22.서울대 법대 휴학)씨의 스승 류상태 목사가 제자를 변호하고 나섰다.

강씨는 최근 군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누드시위를 벌여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 류 목사는 강씨의 고등학교 스승이다. 대광고에 재학 중이던 강씨가 지난 2004년 '학내 종교의 자유'를 외치며 1인 시위를 벌일 때 지지의사를 밝히고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



류 목사는 1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석이가 누드시위를 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며 강씨를 지지했다. 그는 "누드라는 행위 자체는 법질서를 해치는 것이 아니다"며 "모든 껍질을 다 벗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 투명하게 대화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문화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류 목사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분명히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내가 보기엔 오히려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옷을 벗었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보면 강군의 주장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며 "그 속에 담긴 강군의 순수한 동기와 내용 자체를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류 목사는 이제 군 제도 폐지에 대해서 논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사람들이 지금껏 군대를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강군이 이 문제를 제기해 준 것이 대견하다"고 했다.

강씨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네티즌의 글에는 논리가 전혀 없다는 것. 오히려 "군대는 국가를 위한 신성한 의무라는 수식어로 포장해 젊은이들의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류 목사는 사회의 벽을 깨는 강씨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대중의 의식을 앞서가는 사람을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며 "강군이 바로 그런 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강군을 지지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며 "역사가 이를 증명해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승으로서 바라보기에는 상당히 불안하다. 류 목사는 "강군은 정당한 근거, 납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이유를 대지 않으면 누구의 말도 듣지 않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고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그래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골치 아프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단다.



강씨가 택시운전과 호스트바에서 일했던 경험도 나쁘게 보지 않았다. 류 목사는 "강군은 마광수씨나 박진영씨 같은 유쾌한 난봉꾼일 뿐 법에 위배되는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자에 대한 사랑도 각별했다. 그는 강씨를 "책임감이 강하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일관성을 갖고 행동하는 아이"라고 평가했다. 또 "선생인 내가 도움을 줄 것이 없을 정도로 그릇이 큰 청년"이라고 치켜세웠다.

류 목사는 "강군이 자신의 인생 기준을 유지하며 지금처럼 우리사회에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씨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그렇지만 "양심을 저버리는 행동을 한다면 다시는 안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류 목사는 2004년 학교를 떠나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신학연구원으로 활동했고, 얼마전부터 천주교 강상복 신부가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의 노인요양원 '작은 안나의 집'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포털 사이트 다음에 '예수 동아리 교회'라는 카페를 개설해 온라인상에 교회를 세웠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