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타결 '노노 후폭풍 부나?'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9.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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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하던 제조직 정치적 타격… 낮은 찬성률은 집행부에 부담

↑ 현대차지부의 지난 5월29일 파업출정식 ↑ 현대차지부의 지난 5월29일 파업출정식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 노조가 4개월의 진통 끝에 26일 새벽 임금협상안을 통과시켰지만 '노노갈등'으로 인한 후유증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장 제조직들과 윤해모 현 집행부 간의 대립 속에 협상장 봉쇄, 1차 잠정합의안 부결 등 온갖 우여곡절이 봉합되지 않은 탓이다. 이번 합의안 투표에서 찬성률은 불과 54.5%.



하지만 2차 찬반 투표 때까지 이어진 각 계파의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의 "이제 끝내자"는 정서가 우세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한 노조원은 "그간 잦은 부분파업에 협상 타결이 늦어지면서 월급까지 줄었는데 다행"이라며 "대체적으로 안도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연구직에 있는 한 노조원도 "이번에 또 부결됐으면 현 집행부가 사퇴하고 연내 타결이 힘들어진다는 점을 많은 조합원들이 의식했을 것"이라며 "그나마 빨리 타결돼서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홈페이지 등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도 합의안 통과를 반기는 반응이 많았다. 동시에 제조직들을 향한 공격도 빗발쳤다.

"아무 대책 없이 교섭장 막았던 대의원들은 닥쳐올 대의원 선거 때 반드시 교체돼야 한다", "이제 반대운동 펼치던 조직들 무슨 대자보를 들고 나올래" 등 성토가 이어졌다.

현 집행부에 맞섰던 제조직들의 정치적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협상에서 금속노조의 산별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이번 협상의 경우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의 공조가 깨지면서 금속노조 집행부 계열의 현대차 내 현장 조직이 현대차지부 집행부와 갈등을 빚었다.


물론 50%를 간신히 넘은 찬성률이 보여주듯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품사들의 주간2교대는 어떻게 할 것이냐. 이건 가결이 아니라 포기", "고작 돈 100만원 더 받으려고 그 난리를 부렸느냐. 실패한 협상이다" 등 집행부를 향한 비난도 잇따랐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 속보를 내고 "조합원과의 약속을 다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이제 새로운 시작을 위한 4만5000 조합원의 내부적 단결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한 노조원은 금속노조 홈페이지에 "어떻게 되었건 조합원이 판단했고 그 결과는 존중 받아야 한다"며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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