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보다 가격…대출 받아 사는 건 '폭탄'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8.10.07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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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부동산 매매 5가지 '팁'

8.21 주택공급책을 시작으로 9.23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이르기까지 불과 한달새 4차례에 걸친 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책이 발표됐다. 이들 정책의 핵심은 공급 확대와 세부담 완화이지만, 수요를 늘려 거래 활성화를 동반하는 방안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시장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한 예측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나 투자자,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고민이 크고 깊어질 수밖에 없다.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는 지에 대한 '타이밍'상의 고민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시기일수록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줄이려면 더욱 그렇다. 현 시점에서 가장 기본이면서도 놓치기 쉬운 부동산시장의 중요한 5가지 '팁'을 정리해 본다.

◈'입지'보다는 '가격'이다



다른 투자시장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시장도 '블루칩'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그만큼 블루칩은 얻을 게 많다.
입지보다 가격…대출 받아 사는 건 '폭탄'


부동산시장에서 블루칩은 대부분 '입지'가 우선 고려 대상이다. 즉 서울에선 강북보다 강남이 좋고, 경기 일대도 북부권보다는 경부축인 남부권이 월등하다. 최악의 경우 입지가 좋은 곳은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적어도 시장 자체가 활황세였을 때 확률이 높다. 물론 불황 때도 블루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지고 찾기도 어렵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시장 침체기에선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가급적 가격이 싼 물건을 골라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순환매도 장세를 통해 이미 경험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을 골라야 한다. 상가는 리스크가 커서 자칫 낭패를 겪을 수 있다.

◈틈새상품을 노리지 마라



부동산시장에서의 틈새상품은 과도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물건이다. 일종의 대안적인 투자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선 틈새상품은 위험 가능성이 높다. 우선 환금성이 떨어진다. 그만큼 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오피스텔도 그렇지만 펜션이나 타운하우스 등과 같은 상품이 대표적이다.

더구나 펜션이나 타운하우스는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분양가 자체도 만만치 않다. 이들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수익이 떨어질 때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



◈저금리 착시 현상에서 벗어나라

IMF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활황세를 보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저금리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통해 이곳저곳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부동산시장에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이는 결국 가격 폭등세를 보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논란을 거듭했던 가격 거품도 궁극적으론 저금리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10%대에 육박하고 있는 있을 정도로 금리가 매우 높다. 이런 시기에 대출을 활용해 투자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절대 약세의 강남 등 선도지역에 적지 않은 대출로 추격 매수에 나섰던 수요자들은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언젠간 오르겠지"라는 마음으로 위안 삼았던 이들 중 이미 파산 직전까지 간 사례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리가 연 9%인 경우 3억원 대출시 연간 2700만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금리가 연 1% 오를 때마다 이자부담은 300만원씩 더해진다.



이런 측면에서 수익형 상품이더라도 임대수익이 투자금액의 10%가 넘지 않는다면 굳이 눈길을 줄 필요도 없다. 이런 시기에는 오히려 현금이 훨씬 낫다.

현재 시중 금융권의 예금 금리는 7%를 훌쩍 넘고 있다. 복리의 경우 7.7%대다. 일반적으로 15.4%(주민세포함)인 이자소득세를 감안하더라도 실제 수익률은 6.5%가 넘는다. 이런 정도의 수익을 얻지도 못하는 상품이라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무조건 싸게 사라



불황기에 또 하나 중요한 팁은 어떤 상품이던지 싸게 사야 한다는 것이다. 경매를 적극 활용하고 급매물을 노려야 한다는 주문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에는 경매시장도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호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감정가가 오히려 시세를 앞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가주택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1회 유찰은 기본으로 통할 정도다. 다소 인기가 떨어지는 단지의 경우 심지어 3~4회 유찰건도 간혹 눈에 띈다. 인기 없는 아파트의 경우 가격도 많이 오르지 않지만 폭락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다.



어찌됐건 싸게 사면 누릴 수 있는 시세차익도 많아지게 된다. 이런 경우 팔 때 각종 세금을 감안하더라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책이 나오고 있지만, 단기간 가격이 치고 오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예측이다. 오히려 일정기간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매입가격을 낮추는 것은 매수자들의 기본적인 자세다.

◈수익보다 환금성을 감안해라

부동산 투자에 있어 고려해야 할 3대 요소는 수익성, 안정성, 환금성이다. 이 가운데 환금성은 불황기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부동산 매입 전에 되팔 시기를 우선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궁극적으론 환금성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가격이 올랐을 때도 그렇지만 특히 가격이 떨어지는 등의 약세장에선 우선 위험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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