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외인 '숏커버링'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9.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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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공매도 금지 바람이 불어닥친 가운데 외국인들이 주가지수가 하락할 당시 포지션을 구축한 대차거래 물량을 재빠르게 청산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2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22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거래일인 지난 19일 2475억원 순매수에 이어 2거래일 연속 2000억원 이상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이 하루 2000억원 이상을 연속 순매수한 것은 지난해 4월4일(4107억원)과 5일(2399억원) 이후 1년 5개월만이다.

외국인들의 이같은 매수는 세계적인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에 이어 대만까지 공매도 단기금지 조치를 내렸다.



국내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국인들이 발빠르게 매수에 나선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 건설에 103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전기전자(761억원)와 철강금속(506억원) 등 대형주에 매수세를 집중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리먼 브러더스가 대차거래를 위해 국내에서 빌려간 106만주가 전량 상환됐다. 총 28종목 165만991주(거래대금 839억원)에 이르는 주식이 상환됐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대차거래를 적극 활용하는 외국계증권사에 국내기관들이 빌려준 주식을 조기상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국계증권사들의 숏커버링이 거세지면서 단기랠리가 펼쳐질 가능성도 크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동부증권은 이날 글로벌 정책 공조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과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에 따른 국내 금융 기관들의 대차거래분 상환 요청으로 숏커버링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내 증시에서 약 3200만주의 대차잔액분이 일시에 상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코스피지수 1450포인트 이하에서 급격히 늘어난 대차거래분 중 약 4200만주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 주식 대부분이 숏커버 물량으로 나오면서 증시의 반등이 기대되는 형편이다. 숏커버가 이뤄질 경우 일반적으로 급하게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해 빌린 기관에 돌려줘야 손해를 덜보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 사들일 수밖에 없다.

송경근 연구원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진정으로 투자심리가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의 단기 반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1450포인트 이하에서 숏포지션을 취한 대차거래 세력들이 포지션 청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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