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막무가내' 서울교육청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8.09.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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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막무가내' 서울교육청


서울 국제중 설립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입시 무한경쟁이 초등학교까지 내려가고, 가뜩이나 큰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우려의 주된 이유다.

그럼에도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3월 개교하려면 갈 길이 멀다며 일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마치 건축공사 마감시한을 앞둔 건설사 사장님을 보는 것 같다.



교과부 인가까지 결판난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국제중학교 찬반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국제중학교도 분명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서울 학부모로서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교육행정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서울시교육청은 400만 초등학생의 일상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정책을 앞두고 그 흔한 공청회 한 번 열지 않았다. 교과부 인가 사안임에도 교육청 독단적으로 미리 결론을 내렸고 지난달 말에는 행정예고까지 했다.

게다가 교과부와 제대로 협의도 거치지 않고 학생 선발방식을 공개해 사설 학원들의 과당 경쟁을 자초했다. 비판이 제기되자 학원에 모든 책임이 있는 양 화살을 돌리고 일회성 집중단속을 벌였다.

보다 못한 서울시교육위원회가 교육청의 독단적 행보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대세는 결판났다'며 별로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초부터 국제중 이슈가 본격 제기된 이래 서울시교육청이 보여준 모습은 '감동'과는 거리가 멀다. 우려에 대한 진지한 청취도, 검토도, 설득노력도 없었다.

공정택 교육감은 '경쟁교육'의 수호신답게 "경기도와 부산에는 있는데 서울에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국제중 이슈 또한 지자체 경쟁논리 중심으로 접근했다.



이런 교육행정을 접하면서 교육이 '백년지대계'라고 믿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식적인 교육행정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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