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8000억 접속료 시장을 잡아라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2008.10.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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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투자 희비교차...SKTㆍ KTF '기대 만발'

SK텔레콤 (57,500원 ▼900 -1.54%)KTF (0원 %)가 적극적으로 집행한 3세대(G) 투자 대가를 '2008-2009 상호접속료'에서 거둘 전망이다. 반대로 3G를 포기한 LG텔레콤 (9,870원 ▼70 -0.70%)은 상호접속료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접속료는 상대방 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사업자간 서로 주고받는 비용. 연간 2조8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상호접속 시장에서 지난해 SK텔레콤과 KTF가 올린 접속료 수익은 1조원 이상이다.



▲ 이통3사 접속료 매출 현황▲ 이통3사 접속료 매출 현황


▲이통 3사 접속 비용▲이통 3사 접속 비용
전체 매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업자 모두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접속요율 산정을 위한 1차 작업을 끝냈다. 일부 기업이 정산 방식 변경을 제기했지만, 2007~2008년 적용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선, 후발 사의 격차를 고려해 정부가 해온 '인위적인 요율 조정'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 "투자 한 기업, 접속료에서 보상 받는다"

접속료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가를 토대로 '요율'을 정해야한다. 계산을 단순화하면 투자비는 많고 통화량이 적은(원가=투자비/통화량) 기업이 유리하다. 즉, 투자비가 많을 수록 원가가 올라가고, 그에 따라 요율도 높아진다. 이는 타사로부터 받게 되는 접속료 수익이 늘고, 지불해야할 비용은 줄어든다는 의미다.


SK텔레콤과 KTF가 이번 접속료 산정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유는 지난 2년간 집행한 3G에 대한 투자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SK텔레콤과 KTF의 3G 투자 규모는 5000억~1조원 규모로 전체 투자비의 절반을 넘는다.



▲이통 3사 네트워크 투자 현황. LGT는 리비전A 투자 현황▲이통 3사 네트워크 투자 현황. LGT는 리비전A 투자 현황
2년 전 2006, 2007년 상호접속료를 산정할 당시 3G 투자 규모는 미비했다. 게다가 당시 정통부는 3G 투자금액의 절반 정도만을 원가 산정에 반영했다. 대신 2008, 2009년 접속료 산정에서 비중을 늘릴 것을 약속했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 기업은 LG텔레콤이다. LG텔레콤이 지난해 집중 투자한 '리비전A'는 기존 2G망을 고속 데이터 전송에 맞게끔 변화시킨 개념으로 '데이터 전용망'이다.



하지만 상호접속은 음성통화만을 기준으로 한다. 리비전A 투자 비용이 원가 산정에 포함될 수 없다는 의미다. 과거 SK텔레콤이나 KTF 역시 데이터전용망인 'EVDO' 투자를 원가에 반영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LG텔레콤의 리비전A 투자비를 반영하면 이는 곧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LG텔레콤 가입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통화량이 늘어났다는 점도 불리한 요인이다. 투자비는 늘지 않았는데 통화량이 늘었다는 것은 원가가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연말이면 LG텔레콤의 누적 가입자는 820만 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상호접속료를 산정할 2006년 당시 700만 명이던 가입자에서 100만 명이나 증가한 규모다.



◇ '유선가입자선로' 원가 산정에서 제외될까...KT도 '부심'

상호접속을 둘러싼 이동통신사들의 쟁점이 3G 투자 반영이라면 유선 통신 진영에서는 KT의 '가입자선로' 비용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유선 가입자선로에 대한 투자는 2003년까지 만해도 상호접속 원가 산정에 제외됐다. 그러다 2004년 포함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쟁사에서는 가입자선로에 대한 투자를 접속료 산정에 포함하는 것은 시내전화 점유율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KT 조건을 근거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즉, 망 내 통화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이를 타사 접속 비용으로 전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던 것.

예를 들어 KT의 접속 요율은 19원 정도, 후발 유선통신사의 분당 요금은 21, 23원 정도다. 즉, 이론적으로 보면 후발 유선사가 21원의 통화료를 받아 19원을 KT에 접속료로 내는 상황이 된다는 의미다.

이런 접속료 구조는 인터넷전화(VoIP) 사업자와 관계에서는 더 심각해진다. 현재 VoIP 사업자의 요금을 고려하면, KT에 지급해야하는 접속료는 통화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KT는 "접속료 산정에 가입자선로를 포함하는 것은 유선 이동사업자간 접속료 산정방식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라며 반박한다.

접속료 정산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유선사업자의 접속수지를 개선해야할 필요성이 컸고, 광대역통합망(BcN) 등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었다는 것.

특히 인터넷전화의 경우 네트워크 투자비 부담이 없는데다, 망내 무료 등 과도하게 요금을 낮게 설정해 접속 비용이 높다고 KT는 주장했다.



◇ SKT 요율↑ vs LGT ㆍKT 요율↓

2006, 2007년에 적용된 상호접속 요율은 SK텔레콤이 32.78원, KTF가 39.60원, LG텔레콤이 45.13원이었다. KT는 18.98원이었다.

▲KT와 이통3사의 최근 3년간 상호접속요율(단위, 원/분)▲KT와 이통3사의 최근 3년간 상호접속요율(단위, 원/분)


투자가 대폭 늘어난 SK텔레콤은 요율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SK텔레콤보다 3G 투자에 먼저 나선 KTF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LG텔레콤은 지금보다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KT의 경우 정부 '정책 의지'가 중요한 만큼 지금으로선 예상하기 힘들다. 경쟁사에서는 2004년 이전인 14, 15원대로 떨어져야한다는 입장이며, KT에서는 오히려 올라야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이통 3사가 벌어들인 접속 매출은 SK텔레콤이 1조830억원, KTF가 1조53억원, LG텔레콤이 6596억원이다. 같은 시기 3사의 접속 비용은 SK텔레콤이 9980억원, KTF가 7242억원, LG텔레콤이 3498억원이다.



지난해 각 사별 접속료 정산수지는 LG텔레콤이 3098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KTF와 SK텔레콤은 각각 2811억원, 85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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