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여야 싸움판된 '문광방통위'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9.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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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첫 업무보고를 했다. 18대 국회 최대의 격전지로 꼽히는 문방위에 소속된 여야 의원들은 예상대로 초반부터 거센 기싸움을 펼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비판하며 달고 나온 '낙하산 반대' 배지가 발단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업무보고는 제쳐두고 '표현의 자유' '의사진행 방해' 등을 주장하며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방통위 업무보고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겨우 시작됐다.



그러나 이후로도 여야의 공방은 그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병순 KBS 사장 임명, 정연주 KBS 사장 해임 등은 이명박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자진사퇴까지 요구했다. 이에 질세라, 한나라당 의원들도 정연주 전 KBS사장의 해임은 적자경영 등에 따른 것이며, 지난 10년간 정치적으로 편향된 방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맞섰다.

여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송의 공익성은 중요하다. 때문에 문광위내에서 방송과 관련된 날선 질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날 문광위는 아쉬움이 컸다.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회에서도 경제살리기가 최대 관심사였지만, 이날 문광위에선 우리나라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방송통신산업은 논의 대상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방송·통신 현안에 대해 질의했던 일부 의원들은 되레 동료의원들의 핀잔감이 됐다.

인터넷TV(IPTV) 등 새로운 방송통신융합산업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에 대한 진지하고 심도 깊은 논의는 방송 장악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속에 철저히 묻히고 말았다. 정작 국민들의 눈과 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에 쏠려있는데 말이다.

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앞으로 방송의 정치적 의미뿐 아니라 방송통신의 경제적 산업적 가치에도 좀더 관심을 기울여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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