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電 반도체전략 수정 호평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9.1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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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변화를 공개한 게 의외… 업계 감산 효과 반감될 것"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감산을 발표하는 시기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전략 수정을 공개한 것 자체가 의외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반도체 사업 전략의 무게중심을 선행기술 개발보다 수익성 확보로 대폭 이동시킨데 대해 업계나 전문가들은 후발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용량'보다는 '가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전략 수정은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경쟁력이 떨어져 적자상태에 빠져 있는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의 이슈는 '고용량화' 보다는 '원가절감'이다"며 "현재 시장이 형성조차 되지 않은 128기가비트(Gb) 제품 생산에 역량을 투입하기 보다는 당장 시장성이 있는 제품의 원가경쟁력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128Gb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을 32Gb, 64Gb 제품 양산에 우선 적용키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는 "결국 반도체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누가 더 빨리 원가를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이번 전략 수정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과거 80나노급 공정으로 넘어가면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며 "연구 인력을 양산이나 공정기술 쪽으로 상당히 이동시켰다면 공정기술 개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삼성전자의 전략 수정이 D램과 낸드플래시 업계에서 감산 발표가 이어지는 시점에 나온 점에 주목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같으면 내부적인 전략 수정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을텐데 공개한 점이 의외"라며 "삼성전자가 이같은 전략으로 나온다면 업계의 감산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후발 업체들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했다. 이번 전략변화가 '황의 법칙'을 지속하지 못한 것의 무마용이 아니냐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양산이나 공정기술 개발에서 뒤쳐져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술과 함께 이 부분에서도 선도해 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의 전략 변화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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