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법칙'은 깨진 것인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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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 "제품 개발만 안했을 뿐 매년 집적도 두배 성장은 입증"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반도체 개발 전략을 수정함에 따라 올해 '메모리 설명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메모리 설명회는 삼성전자가 '황의 법칙'을 입증했음을 발표하는 자리다. 그렇다면 8년간 계속돼온 '황의 법칙'은 올해로 멈추는 것일까.

'황의 법칙'이란 황창규 삼성전자 전 반도체총괄 사장(현 기술총괄 사장)이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 총회에서 발표한 반도체 메모리 신성장론이다.



이 법칙은 반도체 메모리 집적도(용량)가 1년에 2배씩 증가하며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제품 등이 그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이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9년 256메가비트(Mb) 낸드플래시 개발 이후 매년 용량을 두배씩 확대해 지난해 30나노 64Gb까지 8년 연속 '황의 법칙'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대대적인 설명회를 열어 '황의 법칙'이 계속되고 있음을 세상에 알려왔다.



10일 삼성사건 항소심 결심 법정에서 만난 삼성전자 최고위 관계자는 "쇼업(Show up)보다는 프랙티스(Practice)에 집중하는 형태로 전략을 바꿨다"며 "지금 쇼업을 할 시기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해 메모리 설명회의 중단이 시장상황 뿐만 아니라 최근 이건희 전 회장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삼성 그룹의 상황과도 무관치 않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설명회를 열지 않지만 '황의 법칙'은 계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3차원 셀 스택 기술'을 통해 128Gb 낸드플래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비록 128Gb 시제품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매년 2배씩의 집적도(용량) 성장'이라는 '황의 법칙' 이론은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3차원 셀 스택 기술'은 여러 개의 완제품 칩을 적층하는 멀티칩패키지(MCP)와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해 메모리 셀을 연속으로 쌓은 기술이다.


MCP는 완성된 주택 몇 개를 쌓는 것이라면 셀 스택 기술은 한 번에 빌딩을 짓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한꺼번에 빌딩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용량은 높이면서 공정은 단축할 수 있어 생산효율을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128Gb는 물론이고 256Gb 등까지 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전략을 수정하면서 128Gb 시제품 개발에 역량을 올인하지 않았을 뿐 황의 법칙은 당분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다만 매년 제품 생산에 활용되는 공정기술이 10나노씩 하락해와 예상대로라면 올해 20나노급에 진입해야 하지만 20나노급으로 개발한 기술은 아니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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