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수수료 면제분 고객에게 줄까?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8.09.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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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면제 "일단 환영"… 인하 여부는 '타사 눈치보기'

증권거래 수수료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된다는 소식에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해 면제분을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곳이 없어 당분간 업체간 '눈치보기'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가 "수수료 인하, 환영"=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증권 거래시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의 수수료를 면제키로 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8일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증권거래소와 증권예탁원 등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22일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전면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식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위탁수수료의 약 5%를 아낄 수 있게 된다. 투자자 전체로는 약 1000억원의 수수료를 할인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결제원, 증권업협회, 선물협회는 오는 17일 시장효율화위원회를 열고 22일부터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게 된다.

최근 증시 급락에 거래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증권사들은 이번 조치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는 분위기다.

키움증권 (132,000원 ▲400 +0.30%)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투자자들의 거래비용이 줄어 들 수 있게 돼 증권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2,950원 ▲10 +0.34%) 관계자도 "한시적 면제이긴 하지만 침체된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담겨있어 환영할 만하다"며 "거래 활성화에 따라 증권사들에게도 수익 증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머니 채울까, 고객에 돌려줄까"=그러나 수수료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린 곳이 없다.



대외적으로는 갑작스러운 발표로 인해 내부적으로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업체간 '눈치보기'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온라인 수수료의 경우, 50% 이상이 유관기관 몫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면제하게 되면 증권사로서는 즉시 이익이 반영된다. 따라서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하지 않으면 증권사로서는 고객의 이익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발표라서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며 "아직 실무선에서 추가 인하 여부를 발표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온라인의 경우, 유관기관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증권사 수지에 당장 도움이 된다"며 "추가 인하를 하지 않으면 증권사 배만 불린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업계 동향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갑작스러운 결정이라 아직 정확한 사태 파악이 안 됐다"며 "타사 동향이나 고객들의 반응을 보며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로서는 이번 조치를 수익개선의 기회로 삼을지, 아니면 고객들에게 수익을 돌려줘야 할 지 고민이 될 것"이라며 "결국 서로 눈치를 보다가 먼저 치고 나오는 업체가 있으면 대세를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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