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본보기라지만 '해도 너무한' 의협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9.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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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관리 전문약사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하려던 대웅제약 (143,600원 ▲400 +0.28%)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요구수위가 도를 지나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각적인 공개 비난을 시작으로 프로그램을 아예 중단시킨데 이어 대웅제약 대표이사가 직접 의협을 방문, 사과를 받아낸 것으로도 모자라 의협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토록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련 담당자의 문책까지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4일 "비만관리전문약사 양성 프로그램으로 물의를 빚은 대웅제약이 우리의 요구대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협회신문인 의협신문 15일자에 공식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게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공식 사과를 위해 의협을 방문한 대웅제약 김종욱 대표에게 의협은 "이정도로 넘어갈 수 없다"며 언론을 통한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대웅측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비중이 큰 대웅제약으로선 의사의 처방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의협과의 관계에서 절대적인 약자"라며 "의협과 맞서 좋을 게 없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의협의 움직임에 의료계 내부에서도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만에 대한 상식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는 하루짜리 교육을 두고 과민반응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약사들을 교육할 강사들이 의사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사들에게 집중돼있던 제약사들의 마케팅 대상이 약사 등 다른 직역이나 소비자에게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위기감이 무리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은 지난달 20일 비만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약사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세이헬스다이어트(Say Health Diet)'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오전 의협은 "의료전문가인 의사를 배제한 채 약사를 동원, 비만을 관리하겠다는 발상은 의약분업의 취지를 무시하고 전문가 영역을 침범하는 불법행위"라는 내용의 반박성명을 발표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7일 해당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그럼에도 문제가 가라앉지 않자 지난 2일 김종욱 대표가 임원진과 함께 의협회관을 찾아 사과했다. 대웅제약은 의협측의 담당자 문책요구에 대해서도 관련규정에 따라 문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협측은 "처방이라는 개념은 의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며 "프로그램에서 명시하고 있는 운동처방은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 의사, 약 처방은 의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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