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용 불안을 우려한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고,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도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고 있어 '인수 의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세계 1위와 3위 조선소의 결합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내부 자원 공유를 통해 생산성도 향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서는 "경영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야하고, 풋백 옵션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를 갖고 있어 조건에 맞는 파트너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3사가 공동 출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수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며 "현금이 8조5000억원이며 이를 넘어서는 가격을 써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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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보장, 독과점 우려 여전= 이날 간담회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의 인수 의지와 참여 배경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하다.
이 부사장은 인수 가격과 관련해 "시장에서 얘기되는 7조~8조원이나 10조원은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라고 밝혔고, 재무적 투자자 없이 내부자금만으로 인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8조5000억원의 내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곤 하지만 재무적 투자자 없이 자기자금만으로 이같은 대형 M&A에 나선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일각에서는 인수전 중도 포기나 '부담없는' 배팅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독자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특화시키는 과정에서 직무 조정 등이 수반될 수 밖에 없어 고용 불안 우려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동종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인수할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부적격업체로 선언했다.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이 부사장은 "예비적인 법률 검토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받았다. 문제가 없을 곳으로 본다"고만 언급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에 인수하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가격을 띄워 인수 업체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실사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며 "일종의 꽃놀이 패"라고 말했다.
◇말 바꾸기? 내부 분란?= 현대중공업의 '말 바꾸기' 논란도 여전히 뒷말을 남기고 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대우조선 인수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공식 대외 채널인 홍보실 관계자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이 부사장은 이날 "연초부터 산업은행 M&A실에 인수전 참여의사를 피력해왔고, 최종 결정은 2개월 전쯤 이뤄졌다"고 말했다.
진작부터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매각 공고 훨씬 이전에 의사결정까지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 부사장은 이에 대해 "민 부회장의 말은 터무니없는 가격이 될 경우 관심이 없다는 말이었다"며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이어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말 바꾸기가 아니라면 경영진 내부에 의견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라며 "어느 쪽이든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