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높은 펀드 제값 못하네

머니투데이 권현진 방송기자 2008.08.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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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위험 정도와 수익을 고려해 책정하는 운용보수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평균 수수료는 2.07%이며, 혼합주식형과 혼합채권형 펀드의 경우에는 각각 2.19%와 1.35% 가량이다. 채권형펀드의 수수료는 0.48%로 낮은 편이다.

대부분 주식형펀드의 운용보수는 0.6~0.8%에 분포돼 있다. 주식형펀드 중 'CJ 포트폴리오금융주'로 운용보수가 1.00%에 이르지만 금융주 급락의 여파로 지난 1년 수익률이 8.8%에 불과하다. 기은SG자산운용의 '그랑프리포커스주식'은 운용보수 0.8%로 높은 편이었지만 1년 수익률은 13%에 그쳤다. '우리쥬니어네이버적립식'도 포털시장의 공룡 NHN과 우리자산운용이 손을 잡아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1년 동안 -11.5%의 손실을 기록중이다.



혼합주식형 상품들은 운용보수는 낮았지만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교보투신운용의 '교보TOP30주식 1,' '동부델타주식혼합 1,2,3,' 'CJ Vision포트폴리오,' '유리마켓아이주식혼합형', '미래에셋디스커버리,' '미래에셋인디펜던스' 등이 평균보다 높은 운용보수를 요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형펀드 운용보수가 높은 수준에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코스피가 2000을 돌파하는 등 쾌재를 부르자 운용사들이 주식형펀드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운용사들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의 특성상 주식형이 비싼 것이 당연하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혼합주식형이 더 공이 들어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시각이 많다.



운용보수가 높은 펀드가 기대만큼 운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는 특유의 공격성과 장기적 안목을 내세워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지만 결국 중국 펀드나 다름없이 운용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인사이트펀드의 운용보수는 1.5% 정도로 다른 펀드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고객들이 투자상품을 고를 경우 판매직원들이 운용보수와 네임밸류의 연관성을 부각시킨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보수가 높은 펀드가 잘 팔리는 것은 판매직원에게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10월 국내펀드에 뛰어들었다 손실을 본 투자자 A씨는 "은행 펀드창구에서 수수료가 비싼 펀드를 적극 권유했다"며 "고객이 고급 승용차가 잘 달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중길 자산운용협회 공시통계부장은 "펀드 운용보수는 투자 위험과 브랜드 가치에 좌우된다"며 특히 해외펀드나 액티브펀드의 경우 운용보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운용보수가 지나치게 쌀 경우 매니저들이 공격적으로 운용해 위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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