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합병 통해 '글로벌 톱10' 노린다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8.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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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에 버금가는 종합부품업체로 재도약

LG이노텍이 LG마이크론과의 합병의사를 공식화 했다. 지난해 말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지 8개월여 만이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삼성전기에 버금가는 종합부품업체가 탄생, 국내 부품업계의 성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위상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28일 공시를 통해 "LG마이크론과의 합병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에 있으며 시장, 제품, 기술적 시너지 여부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 막 검토에 들어가 합병함으로써 어떤 영향, 시너지가 있을지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시기나 방향 등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양사간 합병 가능성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허영호 LG이노텍 대표가 LG마이크론 대표를 겸직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부터다. 당시 업계는 허 대표의 겸직을 '합병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오세준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은 지난해부터 계속 나왔던 얘기로 이노텍 상장 6개월 후 합병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며 "양사의 근본적인 기술은 융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진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LG마이크론이 PDP 후면판 사업을 LG전자에 내주는 대신 LG전자로부터 PCB 사업을 인수하면서 양사의 합병 시나리오는 한층 증폭됐다.

LG이노텍의 사업 영역이 카메라모듈, LED, 디지털튜너 등으로 전반적으로 삼성전기와 겹치지만 전자부품을 장착하는 핵심 부문인 인쇄회로기판(PCB) 사업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글로벌 부품시장에서 국내 업계의 입지가 한층 탄탄해 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부품업계 '톱10'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국내에선 삼성전기(6위)가 유일하다. 삼성전기를 제외하고는 TDK, 니덱, 교세라, 무라다, 마쓰시다부품, 이비덴, 알프스, 롬, 미쓰미 등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일본계 업체다.

그러나 이노텍이 마이크론과 합병하면 매출 2조원대의 대형 부품업체로 거듭나면서 글로벌 톱10 반열에 당당히 오를 수 있다. 양사의 합병이 국내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데서 나아가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부품업게의 위상을 한층 격상시키는 것이다.

오세준 애널리스트는 "LG그룹으로서도 각 계열사의 글로벌라이제션을 추구하는 '리폼'(Reform)이 진행 중"이라며 "업종별로 대표주자를 만드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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