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들, 금리 치솟는 만기채권 '걱정'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8.2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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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위기 여파로 투자자들이 위험을 극도로 꺼리면서 은행과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다. 금리상승은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는 발행자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을 뜻한다.

월가의 은행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경우 대부분 차환발행을 통해 해결하고 있는데, 금리가 최근 급등하고 있어 이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특히 신용 손실 비용이 큰 메릴린치 와코비아 리먼브러더스 등이 더 높은 금리를 물어야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보도했다.
JP모간체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 증권사, 대출업체들의 채권 규모는 모두 8710억달러에 달한다.

메릴린치는 요즘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재무부 채권보다 무려 4.14%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산금리를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그만큼 은행 채권 투자 위험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투자등급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평균 가산 금리가 3.14%포인트에 달한다. 지난해 1월 가산금리를 0.76%포인트에 지나지 않았다.

이같은 금리상승으로 금융기관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차환발행하는데 더 부담해야하는 비용만 일년전에 비해 230억달러 증가했다고 메릴린치는 분석했다.

현금으로 갚으면 금리상승이 부담이 아니지만 지금 월가 은행들은 대부분 돈이 부족해 차환발행이 유력하다. 지불해야하는 이자가 여간 부담이 아닌 것이다.
이는 대출 억제로 이어진다. 신용경색이 일으키는 악순환의 전형이다.


피프스 서드 자산운용의 미르코 미켈릭 채권 펀드매니저는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었고, 돈의 여력이 없다. 이제 은행들은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여야하는 상황"이라며 "신용경색이 끝나기는 커녕 이제 시작단계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S&P가 상위 50개 등급 금융기관의 거의 절반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와 연관이 깊다.



중소은행이나 지방의 금융기관의 경우 월가 대형은행에 비해 자금조달이 어렵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해결하지 못하는 은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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