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KO '끝나지 않은 악몽'

전필수 김동하 전혜영 기자 2008.08.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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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환차손 재발 우려… 일부는 환헤지로 손실 방어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급등하면서 상반기 통화옵션상품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업체들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올상반기 환차손을 입은 업체들은 당초 하반기에는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과 달리 환율이 재차 크게 반등하면서 추가 손실위험에 노출됐다.

26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 대비 10.5원 오른 1089.4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지난 2004년 11월16일 1090.3원 이후 3년 9개월만에 최고치다.



환율이 무서운 기세로 오르면서 상반기 환손실을 입은 업체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KIKO(Knock-In·Knock-Out) 악몽을 떨칠 줄 알았으나 오히려 피해가 커지게 생겼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코스닥 관계자는 "(KIKO 관련 손실을 본 기업들의 파생상품 구조는) 6월말 기준환율인 1043원을 넘으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가 대다수"라며 "환율이 오를수록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물환 헤지를 한 회사들은 괜찮겠지만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본 업체들은 이같은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2분기 대규모 통화옵션 손실을 본 기업들은 환율이 상반기 말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224억원의 통화옵션 손실을 본 엠텍비젼은 2분기 실적발표 당시, 3분기 이후 환율하락으로 영업외수익까지 기대했다.


엠텍비젼 측은 당시 "파생상품 평가 손실은 이미 2분기말 환율인 1043원 기준으로 전액 반영했기 때문에 만약 2009년 환율이 정확하게 1043원이라면 추가 영업외 비용 및 수익이 모두 발생하지 않고 1043원 미만이라면 오히려 영업외 수익으로 환입된다"고 설명했다.

엠텍비젼 측은 또 "환율이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보유 외화에 대한 차익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종합적으로 계산하면 환율상승에 의한 실질 손실규모는 장부상 평가 손실의 15% 이내에 불과해 시장에서 우려하는 수준의 대규모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상반기에 244억원 규모의 통화옵션거래·평가 손실이 발생한 제이브이엠도 상품의 포지션을 줄이지 않았다.

제이브이엠 관계자는 "상반기 손실 이후 포지션을 줄이거나 청산을 하지는 않았다"며 "상반기 공시한대로 1043.4원 기준으로 9월말에 다시 결산을 할 것인데 환율이 이보다 올라가면 추가 손실이 있을 것이고, 내려가면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오른 것을 기준으로 하면 추가 손실이 발생했을 수 있지만 정확한 것은 9월말 결산을 해봐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엠에스 (6,300원 ▼50 -0.79%)의 경우에도 원엔 통화옵션상품으로 큰 손실을 입었고, 이 중 절반가량이 KIKO상품으로 인한 손실이었다.

그러나 디엠에스는 이미 원엔환율이 100엔당 1000원에 달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평가손실을 모두 회계처리한 상황이어서 향후 환율급변동 문제에서는 자유롭다는 입장이다.

디엠에스는 올해 상반기 193억6000만원의 통화옵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모두 1분기에 반영된 것으로 2분기 추가손실은 없었다.

실제 디엠에스는 골드만삭스, 우리은행 등의 금융기관을 통해 900원 미만의 약정환율로 KIKO상품에 가입했다. 그러나 1분기 원엔환율이 100엔당 1000원을 넘어서면서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크게 입었고, 이에따라 1000원을 가정하에 평가손실을 모두 회계처리했다.

디엠에스 관계자는 "100엔당 1000원을 넘어설 경우 손실이 생길 수도 있지만, 환율이 오를 경우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통화옵션상품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계약기간 만료 후 KIKO신규계약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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