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상, '올림픽' 분위기속 우의·협력다져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8.2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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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대통령, 취임 6개월 만에 3번째 만남
- 베이징 올림픽·쓰촨성 화제로 우의 확인
- 만찬에 이영애·장나라 참석…박근혜 전 대표와도 3개월만 회동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정상회담에서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화제로 올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양국 관계 강화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눴다.



지난 5월 이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지난 9일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간이 정상회담' 이후 2주일여 만이자 새 정부 출범 이후 6개월 만에 3번째 만남을 가졌다.

한중정상, '올림픽' 분위기속 우의·협력다져


후 주석은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신정승 주중대사 등의 영접을 받았다. 후 주석은 지난 2005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이후 2년9개월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이 대통령은 오후 3시 대형 리무진을 타고 청와대에 도착한 후 주석을 현관 앞까지 마중나와 반갑게 악수하며 맞았다.

양 정상은 곧바로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으로 이동해 공식환영식에 참석했다. 새 정부 들어 외국정상 공식환영식은 지난 6일 방한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이은 2번째다.

공식 환영식은 중국 국가에 이어 우리 애국가가 연주되고 군악대와 의장대, 취주악대가 사열하는 순서로 진행됐으며 양 정상은 환영식에 참석한 160여 명의 초등학생들과도 악수를 나누며 환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양 정상은 이어 청와대 본관 집현실로 자리를 옮겨 3시15분부터 30여 분간 단독회담을 가진 뒤 양국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50분간 확대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쓰촨성 대지진을 극복하고 이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어제는 (베이징 올림픽 폐막일이자) 한중 수교 16주년 기념일이었는데 거기에 맞춰 후 주석이 방한해 더욱 뜻 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5월에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취임 후) 불과 6개월 만에 3번째 만남을 가져 아주 가까운 친구 같이 느낀다"며 "우리 선수단이 역대 올림픽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도 가까운 나라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임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에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 각계의 힘 있는 지지로 베이징 올림픽이 원만한 성공을 거뒀다"며 "한국 선수들이 훌륭한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해 금메달 13개를 비롯해 총 31개의 메달을 딴 데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 기회를 빌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쓰촨성 지진 피해 때 진지한 지원을 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며 "수교 16년 동안 양측의 노력으로 양국 관계가 각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경제협력, 북핵문제, 인적·군사적 교류 확대 등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과 후 주석은 회담 뒤 한중 무역투자정보망 협력 등 5개 양해각서와 한중 교육교류 등 2개 약정서를 체결한 뒤 오후 5시10분부터 청와대 녹지원 야외 잔디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중국 측의 관례를 배려해 기자들의 질문 없이 양 정상이 회담결과를 소개하고 이를 차례로 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천둥과 먹구름이 몰려와 속을 졸이다가 회견 직후 비가 내리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날씨에 관한 한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두 정상간의 긴밀한 우의를 상징하는 축포로 하늘에서 우레가 울렸다"고 농담조 자평을 했다.

양 정상은 이어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빈 만찬을 가지며 다시 한 번 양국간 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는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드라마 '대장금'의 이영애씨와 대통령 특사로 방중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이 양 정상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또 중국에서 인기 높은 가수 장나라씨가 한국가요 '신기루'와 영화 '첨밀밀' 수록곡인 중국가요 '월량대표아적심'을 각각 1곡씩 노래하며 분위기를 돋웠다.

이 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후 주석을 보니 오랜 지기처럼 서로 잘 이해하고 친밀해졌음을 느꼈고 이런 관계가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할 것임을 믿는다"며 재차 후 주석의 방한을 환영했다.

후 주석도 "성대한 만찬을 차려줘 각계 인사들과 우정을 나누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간 교류와 협력이 발전되고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이익이 될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후 주석이 베이징 올림픽 폐막 다음날 방한한 것은 양국 관계의 긴밀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실제 회담에서도 양국 관계를 정치, 경제, 문화 차원에서 한 단계 나아가 군사, 안보 분야로 발전시키자는 데 양 정상이 뜻을 같이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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