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정상, 전략적 관계 청사진 제시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8.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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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3차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했다. 지난 5월 이 대통령 방중시 양국 관계를 '전략적 관계'로 격상시킨다는데 합의한 이후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선보였다.

특히 교역확대, 한중 FTA 추진 적극 검토, 금융·이동통신·원자력발전 협력 강화 등 전통적 협력분야인 경제 뿐 아니라 고위급 전략대화 체제 가동, 국방 당국간 교류 강화 등 외교, 안보 분야로까지의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는 점이 의미로 평가된다.



◇교역액, 2010년까지 2천억불로 확대 =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의 핵심은 양국 교역의 획기적인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양국 정상은 한국과 중국 두 나라 관계가 양측 모두에게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2010년까지 교역규모를 20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작년 말 현재 1450억 달러 수준인 교역액을 향후 3년간 40%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2012년으로 예정됐던 한중 무역액 2000억 달러 달성을 2년 앞당긴다는데 양국 정상이 합의했다"며 "무역 및 투자 활성화, 품질검사 및 검역, 무역구제조치, 지적재산권 분야 등 교역 증대를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지난 5월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합의 한대로 한중 FTA를 양국의 산ㆍ관ㆍ학 공동연구 결과를 토대로 상호 이익의 원칙에 따라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한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측이 FTA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이지만 농업시장 개방 등을 고려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 이동통신, 원자력 발전 등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와 관련, 양국 정상은 △전자정보, 이동통신 등 첨단기술 △에너지 절약 △사막화 방지 등 7개 분야의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정치ㆍ외교 분야로 협력 확대 합의 = 한중 관계는 그동안 중국의 혈맹인 북한을 의식해 경제 분야로 협력이 제한돼 왔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전략적 관계'로의 격상에 발맞춰 군사동맹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치와 외교, 경제, 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양국 정상을 포함한 고위 지도자들의 빈번한 상호 방문과 접촉을 유지하고, 올해 안에 양국 외교부간 제1차 고위급 전략대화를 개최해 공동이익과 관련한 중대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군사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합의했다. 양국 국방당국 간 고위급 상호방문을 활성화하고, 상호 연락체계를 강화해 다양한 직급과 영역에서 교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독도, 이어도 등 최근 동북아시아에서 현안이 되고 있는 해양경계 획정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회담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북핵을 포함한 북한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통해 상생.공영의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후 주석도 남북한이 화해.협력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궁극적으로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6자회담 틀 안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국과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을 견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혐한(嫌韓) 해소, 긴밀한 관계 과시 = 양국 정상은 현안문제를 논의하는 것 만큼이나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는데 힘을 쏟았다. 최근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드러난 중국의 '혐한(嫌韓)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끈끈한' 우의를 과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지난 5월에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취임 후) 불과 6개월 만에 3번째 만남을 가져 아주 가까운 친구 같이 느낀다"며 "우리 선수단이 역대 올림픽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도 가까운 나라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임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후 주석도 "지난 5월 이후 3번째 만남이라 의미가 깊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쓰촨성 지진 피해 때 진지한 지원을 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취임후 3번째 한중 정상회담,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최초로 재임기간 두 번째 방한, 24일 올림픽 폐막 직후 한국 방문 등 후 주석의 행보는 한층 긴밀해진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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