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주주들의 찬성을 얻어냈지만, 지주회사 확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대외 변수에 따라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밑돌고 있는 주가의 회복이 우선 과제다.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설득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도 최소화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지주사 전환에 따른 은행의 출혈을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의 일차적인 요건은 주총에서 총 발행 주식의 3분의 1, 출석 주식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내는 것이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가운데 53.8%가 참석했고, 이중 89.3% 가량이 지주사 전환에 찬성했다. 전체 주식 수의 약 48%를 차지하는 규모다.
◇주가와 주식매수청구비율= 주총 결과에 따라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의 길은 열렸다. 하지만 지주회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실행 여부가 변수로 남았다. 오는 26일부터 9월 4일까지 권리를 행사하면 국민은행은 한달 이내에 이들의 주식을 주당 6만3293원에 사줘야 한다.
만약 권리를 갖고 있는 주식수가 15%를 넘었고, 향후 10일간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을 크게 밑돌아 이들이 모두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따른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 비율이 15%를 넘으면 이를 무효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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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이미 주가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이날 주총에서 전체 발행 주식의 5%에 해당하는 주주가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산술적으로 벌써 2조원 가량이 소요된 셈이다. 15% 이하라도 지주사 전환에 따른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대를 표시한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
문제는 주가다. 이날 종가는 5만73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가와 6000원 가량 차이가 난다. 7%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주식교환 대신 차익실현을 택할 여지가 있는 가격대다. 지주사 전환에 반대를 표시한 국내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황 회장 역시 "현 주가하락이 문제"라며 차익실현을 위한 매수청구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부양에 성공해 주가가 6만1000원을 웃돌 경우 이는 기우에 그칠 전망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세금을 물어야 하고, 한달 간 자금이 묶이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탓이다.
한편 황 회장은 "지주사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은행·비은행 가릴 것 없이 모든 회사를 대상으로 M&A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