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지주사 전환 "본게임은 지금부터"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08.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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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주총 후 주식매수청구기간 주가가 관건

25일 주주총회를 앞둔 국민은행 (0원 %)이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포함해 국내 기관투자자들 대부분이 지주사 전환에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라 성공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주총에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부결될 가능성도 없다. 해당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전체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주총 출석 주식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미 지주사 전환에 찬성하는 주주가 3분의 1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90% 가량이 주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악화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어느 정도 이뤄질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의미다.

◇관건은 주가=문제는 국민은행의 주가다.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8월 26일~9월 4일)이 다가왔음에도 주가가 행사 가격을 밑돌고 있는 탓이다. 이달 들어 6만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22일에는 5만5900원(종가)으로 급락했다. 주식매수청구 가격은 주당 6만3293원으로 현재 주가와 7000원 가량 차이가 난다.



국민은행은 두 가격 차이가 4000원 이상 벌어지면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주가가 6만1000원 정도에서만 형성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한 차익에 대한 세금과 한달간 자금이 묶이는 것을 감안할 때 권리 행사의 실효성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4월 30일 전체 주주 가운데 15% 이상이 주식매수청구를 행사하면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돼도 지주사 전환을 무효화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3조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 은행의 건전성(자기자본비율 10%)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국민은행이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은 4조원 수준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외 변수가 악화되면서 주식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다"며 "주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자사주 매입은 물론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게임은 지금부터=사실상 주식매수청구기간 이전의 주가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국민은행 역시 지난 14일 1조원 가량의 자사주 매입 방침을 밝혔지만 시장에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2일 주가가 곤두박질쳤을 때도 장 막판 소극적인 개입을 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주사 전환에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정도다. 실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이뤄지는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탓이다. 서면을 통한 지주사 전환 반대표시는 주총 전까지만 하면 된다. 반대의사를 표시했어도 주가가 6만1000원 근처에서 형성되면 실제 권리 행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이에 따라 8월 26일부터 9월 4일까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부양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9월1~4일 실탄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에 반대의사를 나타낸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주총 뒤 주식매수청구기간인 10일동안이 국민은행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본게임은 사실상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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