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개입에도…환율 1060원 돌파

머니투데이 이윤정 기자 2008.08.22 15:47
글자크기

장 막판 숏커버 10원 가량 급등…3년8개월만에 최고

달러/원 환율이 하루만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1060원 위로 올라섰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4년 12월10일 1067.7원을 기록한 이래 3년8개월만이다.

외환당국의 알박기식 개입와 점심시간을 이용한 달러 매도 등으로 당국의 환율 상승 제한이 이뤄졌지만 증시 하락과 외국인 주식순매도 지속, 국제유가 상승 등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상황이 강화되면서 역내외 참자가들의 달러 매수세가 집중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점심때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 이후 추가 개입을 경계하면서도 장막판 숏커버(달러되사기매수)에 나서며 마감 전 30분만에 환율을 10원 가량 끌어올렸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7.6원 급등한 1062.5원으로 장을 마쳤다.



1054.3원으로 전날 종가 아래에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유가 급등으로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 분위기로 전날종가 보다 소폭 상승한 1056원대에서 횡보했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은 계속 환율 상승 시도 기회를 엿보고 있어 언제든지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당국은 시장이 엷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달러 상승 제한에 나섰다.

환율은 당국의 개입으로 8원 가량 급락, 1050원 밑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환율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당국 개입은 달러를 매수할 시점이라는 인식이 짙은 만큼 이날도 어김없이 저가 달러 매수세가 유입, 하락폭을 둔화시켰다.


이후에도 당국의 개입이 간헐적으로 나오면서 환율은 1053원 근처에 등락했다. 하지만 장막판 역외 매수세와 역내숏커버(달러 되사기매수)가 집중되며 환율을 1060원 위로 끌어올렸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정유업체들의 달러 매수,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자금 역송금 달러 수요,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한 역외 달러 매수세 지속, 투시권의 환헤지 관련 달러 매수 등 달러를 사고자하는 주체들 일색이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기준으로 1년4개월만에 1500선 아래로 하락하고 외국인투자자들이 정규시장에서 2728억원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역시나 당국 외에는 환율이 하락할 이유가 없었다"며 "1100원도 확실히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각각 51억4100만달러와 22억9550만달러가 거래됐다. 시장평균환율(MAR)도 1054.50원으로 고시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