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이유' 없는 하락…'투심 붕괴' 심각한 수준
한국투신운용의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은 "증시 하락을 이끌만한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 반등한 증시가 실속없이 무너지면서 증시 자체가 기진맥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 1500선 밑으로 하락한건 언더슈팅(과매도)이 분명해 어떤 계기로 증시가 반등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당분간 증시 반등에 필요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현 상황에선 잠시 기간을 두고 증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싸긴 싼데…'상승 모멘텀' 부재가 문제
NH-CA자산운용의 김영준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국내 및 국제 여건을 감안할때 당분간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1500선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유럽 경제 역시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고유가의 수혜를 누렸던 중동 등 자원부국의 상승세마저 꺾인 데다 중국 경기도 불투명해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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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은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진만큼 당분간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보수적인 투자에 집중하라"고 권했다.
한편 신영투신운용의 허남권 주식운용본부장은 "1500 붕괴에 겁을 먹고 있지만 숫자는 의미가 없다"며 "밸류에이션상 바닥까지 왔으니 지금은 이성을 찾을 때"라고 지적했다.
◇'바닥 모를 때가 바닥'…기업가치에 주목할 때
시장평균 PER(주가수익배율)이 9배 정도로 저평가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무너져 '싼 주식이 비싸보이는' 상황이라고 허 본부장은 진단했다. 그러나 추가하락 가능성이 있는 성장주들과 달리 우량주들이 하방경직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지난해 코스피 2000까지 견인했던 성장주 중심의 큰 흐름이 끝났고 이번 조정이 지나면 가치주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형태는 바뀌었지만 과거 'IT 버블' 이후의 흐름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허 본부장은 "이성보다 심리가 지배하는 현재 지수나 시장예측은 무의미하며 개별 종목의 가치를 판단해 살 시점"이라며 "1988년 1000포인트에서 20년간 50%가 오른 셈인데 은행예금의 복리이자로만 따져봐도 주식은 헐값이다. 바닥을 모를 것 같을 때가 바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