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급반등, '명암'..혼조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8.22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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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약세·침체우려..금융주 약세 불구 상품주 랠리

국제유가가 급반등하고, 신용경색 우려가 심화되면서 뉴욕증시가 반등을 이어가지 못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유가 급등에 따라 상품관련주가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증시는 지지력을 유지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2.62포인트(0.11%) 상승한 1만1430.0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도 전날에 비해 3.18포인트(0.25%) 올라선 1227.72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8.70포인트(0.36%) 떨어진 2380.38로 장을 마쳤다(지수는 잠정치).



리먼브러더스가 한국 산업은행과의 지분 매각 협상에 실패했다는 소식으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과 패니매 처리방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등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프레디와 패니에 대한 정부개입이 시장 전체에는 안도감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확산됐다.

이날 발표된 7월 경기선행지수는 0.7% 떨어져 예상보다 하락폭이 컸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고조 등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4.9% 급반등하며 배럴당 121달러를 넘어섰다. 달러화 역시 급락세를 보이는 등 미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

◇ 패니-프레디-리먼, '핫이슈'..금융주 저조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에 대한 정부개입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는 양분됐다. 공적자금 투입시 두 회사주주들의 손실이 예상되는 반면, 주택 및 금융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이다.
패니매 주가는 하락세를 접고 10.2% 반등했고 프레디맥은 2.8% 하락했다.


리먼 브러더스도 0.1% 내리는데 그쳐 제동력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융서비스 그룹 라덴버그 탤먼은 이날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적대적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매수(BUY)'투자의견을 제시했다.

라덴버그 탤먼의 딕 부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리먼브러더스가 자산운용 부문인 노이버거 버만을 전체 기업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팔고 나면 잠재적 투자자들은 리먼을 거의 거저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적대적 인수합병이 일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같은 기회는 시장에서 보기 드문 기회"라고 덧붙였다.



금융회사들의 순익 전망치 하향도 이어졌다.
씨티가 리먼을 포함,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골드만삭스는 1.2%, 모건스탠리는 0.9% 내렸다.
유동성에 의문이 제기된 AIG가 전날에 이어 4.9% 급락했고, 씨티도 0.1% 내리는 등 S&P500금융업종지수가 1% 하락, 업종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 유가 급반등, 에너지주 급등

그루지야 사태를 계기로 미국 등 서방세계와 러시아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급반등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5.62달러(4.9%) 상승한 121.1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이달 4일 이후 근 3주만의 최고 가격이다.

셰브론이 2.4%, 엑슨모빌이 2.0% 오르는 주요 에너지 관련주가 동반 상승했다.
에너지 업종은 1.6%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다.

반면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오후 4시38분(현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52센트(1.03%) 급등(달러가치 하락)한 1.490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81% 급등했다.
엔/달러 환율은 1.38엔(1.26%) 급락(엔화가치 상승)한 108.47엔을 기록중이다.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1% 급락한 76.15를 나타내고 있다.



◇ 냉전망령 고개..지표는 부진 지속

미국과 폴란드가 미사일방어(MD) 기지 설치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러시아가 시리아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구 '동서; 세력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20일 미국이 폴란드·체코와 MD 협정을 맺은 데 대해 "이는 유럽은 물론 다른 지역에까지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철군 약속에도 불구하고 그루지야 내 전략요충지역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니앤드 마켓의 자원 담당 애널리스트 신 브로드릭은 "러시아가 그루지야의 주요 석유 수출항을 봉쇄하고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동서 긴장 고조가 유가급등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 석유 생산국이며 그루지야 지역은 카스피해 원유의 주요 수송로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7월 경기선행지수는 0.7% 하락, 0.2%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8월 필라델피아연준지수는 1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6%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에 부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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