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코스닥…3년전으로 회귀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8.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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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도 퇴출도 물갈이 어려운 시장…투자자 외면자초

코스닥지수가 3년만에 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대세상승장에서 소외되더니 증시 침체기 코스피보다 더 큰 폭의 하락으로 투자자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초 800선에서 열달이 채 안돼 40% 가까이 급락했지만 반등의 희망도 높지 않다.

간판종목의 이탈과 성장부진, 가능성있는 새내기기업 공급부족, 관대한 한계기업 퇴출관행 속에 성장과 투자유인이라는 선순환을 이루지 못한 채 고인물처럼 혼탁해져가는 코스닥시장의 자화상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시장을 이끌던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침체를 벗어날 기미가 안보인다. 지난해 10월 한때 현대차의 시가총액을 앞서며 코스닥의 자존심을 높여주었던 NHN은 어느새 반토막이지만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NHN 주가가 밀릴때마다 저가 메리트를 얘기하던 국내 증권사들도 최근엔 리스크를 얘기한다. '매수' 일색이던 증권사 투자의견에 '중립' 의견이 최근 나왔다. 현 정부의 포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우량 대기업들이 나간 빈자리도 크다. 올해만 NHN의 뒤를 이어 시총 2, 3위 자리를 지키던 LG텔레콤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기업들이 나갔다. 이들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되던 새 기대주들은 최근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육주 열풍을 일으키며 지난 4월 2조원대 중반까지 시총을 키웠던 메가스터디는 불과 4개월만에 시총 1조원이 사라졌다. 지난 연말 시총 2조원을 넘겼던 태웅도 1조원대 중반으로 밀렸다. 태웅과 함께 코스닥에 굴뚝 열풍을 일으키며 1조 클럽에 가입했던 성광벤드, 평산, 태광도 30~40%씩 빠졌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연말 10개를 넘나들었던 시총 1조 클럽 회원수는 4개사로 줄어들었다.

반면 코스닥의 물줄기라 할 수 있는 새내기 기업의 공급은 말라가고 있다. 2000년부터 3년간 130개를 넘던 신규 상장사 숫자는 2003년부터 절반 이하로 줄었다. 벤처활성화 대책 직후인 2005년 70개로 잠시 늘더니 2006년 52개, 2007년 67개에 그쳤다. 벤처 침체로 가능성있는 회사의 생성이 부진한 것도 이유이나 시장 건전화를 이유로 진입문턱을 높인 탓도 있다.


높은 진입문턱은 우회상장을 부채질하는 등 코스닥 시장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퇴출돼야할 한계기업이 살아 남을 수 있는 공간을 줌과 동시에 반듯한 기업조차도 뒷문으로 들어오게 하는 불명예를 줌으로써 코스닥을 영원한 마이너리그 내지 2부시장으로 고착화하고 있다. 우회상장 기업수는 지난해 26개에 이어 올해도 지금까지 18개가 된다.

업계에서는 시장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제 퇴출되는 한계기업 수는 극히 일부분이다. 우회상장이나 증자와 감자 등을 통해 퇴출요건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에서 퇴출된 기업수를 보면 2006년 10개사에서 2007년 7개로 오히려 줄었다. 올해는 대대적인 퇴출이 예고되며 수십개 기업이 퇴출될 것이란 얘기도 나왔지만 18개에 그쳤다.

신선한 물의 유입은 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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