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20일(14: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아프리카의 별(Great Star of Africa)'로 불리는 컬리넌은 보석용 다이아몬드 가운데 세계 최고품으로 꼽힌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매물인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DSME)은 아프리카의 별에 비견될 만큼 매력적이다.
수년 동안 주인 없이 채권단 관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측면에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경쟁사를 능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최근 3년간(2005년-2007년)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22.8%. 경기침체로 수주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LNG선과 해양선박 등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 때문에 포스코, GS, 두산, 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DSME 인수를 공식 선언했다. 치열한 경쟁 탓이었을까. 매각공고가 나오기도 전에 후보간 상호 비방전이 거세졌으며, 금융당국의 차입인수(LBO)식 인수금융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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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국내 M&A시장의 강자인 두산이 DSME 인수를 포기했다. 두산은 “담수설비나 건설기계와 같은 기존 핵심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 세계에 값싸게 나온 관련기업 인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불참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두산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가 5500만유로(853억원)에 인수한 대형 덤프트럭 생산 업체인 노르웨이 목시 엔지니어링사 발표를 앞두고 DSME 참여포기를 공식화했다는 후문이다.
잇따른 대형 M&A가 자칫 그룹의 재무 여력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 화답을 한 셈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진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10조원을 주고 대우조선해양 한곳에 올인하는 것 보다는 1조원 짜리 글로벌 매물 10곳을 사들이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2012년 건설기계분야 ‘글로벌 톱3’를 꿈꾸는 두산 입장에서는 DSME 인수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세계 경기 하강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차입인수를 통해 다이아몬드를 삼켜 소화불량에 걸리느니 숨은 진주를 찾는 것이 더 유리한 전략일 수도 있다.
통상 경기가 나빠질수록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아진다. 대우조선해양을 포기한 두산이 핵심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숨은 진주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