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폭등하자 회사채 발행 취소 속출

더벨 김동희 기자 2008.08.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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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오리온 등 채권 발행 잇따라 취소

이 기사는 08월18일(11:4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채권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회사채 발행을 취소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은행들이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회사채 가산금리(신용스프레드)가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한항공까지 1.80%포인트가 넘는 가산 금리에 채권을 발행키로 결정,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오는 28일 원화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발행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발행을 처음 준비할 당시 보다 신용스프레드가 0.10~0.20%포인트 가량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금리가 너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포스코건설은 3년짜리 원화채권 3000억 원을 국고 3년 수익률에 1.80%포인트를 더해 발행할 예정이었다.

포스코건설 담당자는 "채권 발행을 검토하면서 시장에 발행 금리 등을 문의했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현재로서는 발행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라며 "굳이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 지금 발행할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주에만 0.17%포인트(AA-기준)가 확대됐다. 등급별로는 0.15%~0.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그 전주에도 0.07~0.09%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난주 발행을 결정한 대항항공도 3년짜리 원화채권 2000억 원을 국고3년 수익률에 1.86%포인트를 더해 발행키로 결정,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A0'로 지난 5월 15일 발행한 채권의 가산 금리는 0.83%포인트였다. 불과 3개월 만에 가산 금리만 1.00%포인트 이상 높아진 셈이다.



이 같은 시장상황을 반영 포스코건설 보다 먼저 채권 발행을 준비했던 오리온도 발행 계획을 취소했다. 오리온은 3년짜리 원화채권 500억 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은행 대출로 자금조달 창구를 변경했다. 회사채 가산금리가 높아져 이자비용이 부담스런 상황에서 한 은행이 7%를 넘지 않는 선에서 대출을 해주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채권발행을 위해 회사채 시장에 문의했었지만 발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은 은행들의 고금리 채권 발행과 무관치 않다. 은행들의 유가증권발행신고서 제출이 의무화 된 이후 은행채 발행이 8월과 9월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회사채 투자심리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은행채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회사채마저 가산금리가 급등하게 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높아지면서 채권발행에 나서려 했던 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투자자들도 신용스프레드의 추가 상승을 우려해 투자를 꺼리면서 그야 말로 회사채 시장이 진퇴양난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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