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 수읽기 '본격화'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2008.08.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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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포기로 포스코·GS·한화 3파전… 자금력·업황전망 등 변수

두산그룹이 돌연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매각 공고를 앞두고 인수전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다크호스로 지목됐던 두산 (164,900원 ▲1,600 +0.98%)이 빠지면서 기존 '4파전'에서 포스코 (375,000원 ▼500 -0.13%), GS (44,800원 ▲400 +0.90%), 한화 (29,650원 ▲250 +0.85%)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남은 후보들도 인수 자금 조달 및 비용 부담, 조선 경기 논란 등 만만치 않은 변수들을 놓고 복잡한 '수읽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조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의 인수 포기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공식, 비공식 출사표를 던진 곳은 포스코, GS, 한화 등 3개 기업이 남게 됐다. 최소 5~6조, 최대 10조원으로 예상되는 '딜 규모'를 감안하면 새로운 후보가 추가로 나타나기 보다는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남은 세 후보들은 "다른 후보들의 포기 여부에 관계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두산그룹의 인수 포기에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1조원 가량의 자체자금이 있고, 유력한 재무적투자자(FI)와의 제휴를 통해 자금동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 자금이 8조원이고, 이자를 8%만 보더라도 매년 6000억원대의 조달 비용이 발생한다"며 "인수 후보들의 자금 사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만만치 않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자금력의 중요성이 확인된 만큼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진 포스코의 인수 경쟁력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포스코는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갖고 있고, 당장 6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자금 시장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자금 조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가 악화되면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기업들의 조달 비용도 그만큼 늘어난다.

두산그룹의 인수 포기가 포스코에 비해 자금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GS, 한화 쪽에 그리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후보 모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는데다 경쟁자가 줄어들면서 조달 경쟁이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당장 두산그룹을 지원키로 했던 것으로 알려진 하나은행의 행보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은 '뭉칫돈'을 조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중요한 파트너다.

IB 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을 잡는 후보는 예상치 못했던 원군을 얻는 셈"이라며 "하나은행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산업에 대한 경기 논란이 있는데다 경쟁자가 줄어들면서 인수 가격이 떨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3,4년 후 조선 경기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두산이 8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조만간 대우조선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입찰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10월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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