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 송파, 더욱 살기 좋아집니다"

대담=채원배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정진우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2008.08.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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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김영순 송파구청장

지난 6월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유엔(UN)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안전도시로 공인 받은 서울 송파구가 '안전도시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은 김영순 송파구청장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송파구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안전 도시로 인증 받은 이날, 김 구청장은 많은 생각을 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년간 펼친 구정 활동을 돌아보며 쉼없이 달려온 자신에게 "정말 고생했어"라고 스스로 격려했다.



서울의 최초 여성구청장으로, 웬만한 지방도시 인구보다 많은 63만명이 살고 있는 송파구를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분주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송파구가 태어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지난 1988년, 송파구는 강동구에서 분리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송파구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김 구청장을 만나 임기 2년 동안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김영순 송파구청장.↑ 김영순 송파구청장.


- 자전거 특별구인 송파구의 구청장이신데, 자전거는 자주 타나요.
▶ 원래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하는데 요즘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일정이 너무 빡빡해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개인 일정을 따로 잡기 힘들지만 여기저기서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해서 배우고 있죠. 자전거 특별구청장인 만큼, 우리 구가 주최하는 자전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모범을 보일 방침입니다.

- 송파구는 친환경 녹색도시로 손색없을 정도로, 구내에 공원이 많은데요.
▶ 원래 공원이 많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구민들이 자발적으로 가꿔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도시 계획에 따라 기존 공원을 잘 가꾸고 적당한 크기의 근린공원을 만들어 테마를 적용했습니다. 테마를 넣어 가꿔나가면서 많아진 것입니다. 공원이 많아 주민들이 살기 좋다고들 합니다. 도시를 친환경적 관점에서 조성하는 게 왜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되는 대목이죠.

- 벌써 민선4기의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지난 2년을 평가하신다면.
▶ 그동안 재정상의 문제로 못한 일이 많습니다. 공동세 50%를 내고 나면 재정 자립도가 강북보다 못할 때도 있습니다. 송파구 만의 특색을 주장하고 싶은데 예산이 부족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직원들과 힘을 합쳐 돈이 조금 들어가는 구정을 펼치려고 노력했습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가장 큰 힘이 됐죠.


대표적 성공 사례가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먼저 추진한 '아토피 없는 도시'입니다. 지금 서울시가 따라할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여성을 위한 수영장 요금 할인, 남성 화장실에 아기 기저귀 갈이대 설치, 여권 발급제도 개선 등과 같이 돈들이지 않고 성공한 사업이 많습니다.

가장 가난한 동네와 가장 부자인 동네가 함께 있다는 점에 착안, 화합해서 살 수 있는 길도 모색해 왔습니다. 주민들의 화합은 '문화'를 매개로 했습니다.
↑ 송파구가 추진중인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영순 구청장.↑ 송파구가 추진중인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영순 구청장.
- 장지·성내천 복원 등 수변도시 건설 계획도 있는데요.
▶ 송파구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하천을 하나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총 8.57㎞의 성내천은 생태하천복원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장지천 구간도 거여·마천 뉴타운과 송파신도시 구간을 제외하면 올해 안에 마치게 됩니다. 오는 2015년이면 북쪽으로는 한강, 서쪽으로 탄천, 남쪽 장지천, 동쪽으로 성내천까지 사방으로 물길이 이어지게 됩니다. 말 그대로 '물의 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곳곳에 산책로를 만들고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생태 교육공간을 꾸밀 방침입니다.



- 112층짜리 제2롯데월드가 화제인데요.
▶ 제2롯데월드에 관해선 취임 초부터 찬성의 입장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건물이 들어서면 적어도 연간 190만명의 관광객이 송파를 찾을 것입니다. 동시에 2만3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서울의 랜드마크로,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더이상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속히 추진되길 바랍니다.

- 대규모 재건축 입주에 따라 앞으로 교통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 최근 2만여가구가 넘는 잠실 재건축단지가 입주하고 있거나 예정입니다. 최대 현안인 교통 문제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특히 잠실역사거리 등 주요 지역의 교통체증은 정말 심각합니다. 이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일단 새롭게 입주하는 각 단지별로 4개 외부도로를 4~5m가량 밀어 한개 차로를 확장했습니다.

또 지난해 경기 북부 구리·남양주 방향 6개 광역노선을 이전·분산시켜 잠실사거리 주변에 대한 교통 소통을 원활하게 했습니다. 현재는 위례(송파)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주변 교통 환경과 개발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추진 중입니다. 총 21개 사업에 4조4000억원을 투입합니다.



제2양재대로와 감일-초이간 도로 등 10개 노선 20㎞가 신설되거나 확장됩니다. 복정역 사거리 상습 정체 해소를 위한 지하 차도가 만들어지고 송파IC 등 3개 교통 시설도 개선됩니다. 헌릉로, 분당-내곡간 도로, 성남대로 3개 구간에 버스중앙차로제를 실시하는 등 대중교통이용 활성화 계획도 추진 중입니다.

- 해당지역 구청장으로서 위례신도시에 대한 견해는.
▶ 간단히 말해 위례신도시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해 관계가 너무 많이 얽혀있어요. 우선 서울, 하남, 성남 등 3개시간 행정 구역문제로 복잡한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활용에 따른 환경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사업을 축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김영순 구청장↑ 김영순 구청장
- 임기 2년을 남겨 두셨는데, 앞으로 주력하실 분야는.
▶ 구청장이란 직책은 힘들면서도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람도 느낍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도 보람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환경 문제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 환경 파괴로 인한 후유증이 너무 심각합니다. 서울의 대표 친환경 녹색도시인 송파구의 수장으로, 후반기 2년은 당연히 그쪽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가장 역점을 두게 될 사업은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인 'SPB'(Songpa Public use Bike)입니다. SPB는 주민이 사전에 신청한 회원카드만 있으면 자전거를 보관소에서 자유롭게 대여와 반납을 할 수 있어요. 앞으로 민자유치 방식으로 구 전역 300개소에 4500여 대의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추가 신설하는 등 친환경 교통정책도 계속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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