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품생산 100년만에 미국 앞지를까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8.08.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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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예상보다 4년 빠른 내년 美추월"…미국내 긴장감 고조

미국이 내년이면 100년이상 지켜왔던 '세계 최대 상품 생산기지' 왕좌를 중국에 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예상된 일이지만,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존 전망보다 4년 빨리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의 자리바꿈 현상이 찾아올 것이라고 11일 지적했다.

미국 제조업 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상품 생산은 세계 전체 생산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1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을 소폭 앞지를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 분석기관 글로벌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 중국의 상품 생산은 세계 전체 생산의 17%를 차지해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을 추월한다.

2009년 중국의 상품 생산이 미국을 앞지를 경우, 중국은 170년 만에 '세계 최대 상품 생산기지' 타이틀을 되찾아오게 된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서구로부터 '아시아의 병자'라는 굴욕적 이름을 얻게 된 이래 의미있는 역사적 전환이다.



중국의 상품 생산은 1990년 경제개혁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1990년 이전 중국 생산은 세계 생산의 3% 수준에 머물렀지만, 16년만에 15%로 대폭 증가했고, 내년에는 17%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국민들의 불안심리도 고조되고 있다.

FT가 중국과 인도를 컨설팅하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의뢰해 미국 4개 대도시 3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미국의 상품 생산력은 전체 국가 가운데 20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미국의 생산력이나 국력보다 현저히 낮은 순위다.


반면 실질 생산력이 미국과 큰 차이가 없는 중국은 5위를 기록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독일, 이탈리아 순으로 1,2,3위를 차지)

이는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에 따라 미국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중국의 지난 6월 대미 무역수지는 전년비 5% 증가에 그쳤지만, 무역 흑자는 147억달러로 여전히 막대한 무역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롤드 서킨 보스턴컨설팅그룹 사장은 "미국인들은 중국의 발전 시나리오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중국은 여전히 미국이 소비하는 상품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의 자리바꿈에 따른 위기감이 현실보다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짐 워맥 린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 대표는 "미국의 생산량이 세계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몇년 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며 "이에 따라 많은 미국 시민들이 미국의 절대적 생산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생산량 증가는 결국 미국 경제에 이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존 잉글러 미국 제조업 연합회 대표는 "중국이 세계 상품 생산기지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의 정치, 경제도 보다 안정되 결국 미국의 대중 투자와 수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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