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08년 7월 말 외환보유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 달 외환보유액은 2475억2000만달러로 전달 대비 105억8000만 달러가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월중 100억달러 이상 줄기는 한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또 외환보유액이 2500억달러 밑으로 줄기는 지난해 4월(2472억5966만 달러) 이후 15개월만이다. 외환보유액은 올 상반기 중으론 41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올해 최고치인 3월말 2642억5000만달러에 비해서는 167억3000만달러가 줄었다.
7월 초와 비교해 환율은 달러당 30원이 넘게 떨어졌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4일에도 오전 중 환율이 1018원을 돌파했지만 갑자기 1015원대까지 떨어져 시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당국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결론이 났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화들짝' 놀랐다.
한 외환딜러는 "외환 당국도 엄연히 시장의 한 주체이기는 하지만 시장이 지나칠 정도로 당국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 정상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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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 질의에서 "(외환보유액이) 2100억 달러가 넘으면 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한 점에서 앞으로 300억~400억 달러 가량은 시장에 더 풀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우리나라가 순채무국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도 외환보유액의 급감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선진국들도 동시에 경기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점에서 외환보유액의 급감은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은 지정학적 위험과 대외금융 여건 변화에 따른 파급영향을 더 많이 받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경상수지 적자도 계속되고 있어 외환보유액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외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