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바로 전달인 6월에 폭등한 유가는 7월이 오길 기다렸다는 듯 10일경 고점을 만들더니 2주만에 배럴당 16달러(11%)나 수직 낙하했다. 전세계 상품 가격의 벤치마크로 꼽히는 제프리-로이터 CRB 지수는 지난달 10% 하락, 지난 1980년 5월 10.5%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침체 전망이 낙폭을 키웠다.
이번에는 헤지펀드들이 말 그대로 추세의 변화 앞에서 눈뜨고 당했다. 수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그래서 다른 펀드들에 비해 위기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헤지펀드들이지만 유가 폭락에는 두손 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런던에 위치한 보이어 앨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보이어 앨런 퍼시픽 펀드의 경우 올해 28%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52% 수익을 냈지만 7월말까지 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잃은 것이다.
보이어 앨런의 공동설립자인 니콜라스 앨런은 "6월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도증시가 급락하자 충격을 받았다"며 "경제 여건이 안좋은 상황에서 상품 가격 급등이 이토록 증시에 영향을 미칠 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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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런던에 있는 RAB 캐피털의 두 펀드(14억달러 규모의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와 7억5100만달러 규모의 RAB 에너지 펀드)는 올들어 지난달 24일까지 각각 32.5%, 27.4%의 손실을 입었다. 두 펀드는 원자재와 에너지에 집중 투자했다. 7월 마지막주에도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추가 하락함에 따라 손실은 더 불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헤지펀드의 전반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유독 7월 수익이 나빴다. 시카고에 자리잡은 조사기관인 헤지펀드 리서치가 60개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7월중 헤지펀드들은 2.8%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2002년7월 이후 최악이다. 이기간 S&P500지수는 1% 떨어졌다. 올들어 하락률은 14%.
헤지펀드에 주로 투자하는 운용사 '펀더멘털'의 제이 크리거 대표는 이에 대해 "인과응보"라고 말했다.
7월 손실로 올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펀드도 적지않았다. 뉴욕에 위치한 재나 파트너스의 대표 헤지펀드의 경우 6월까지 플러스 4% 수익을 냈으나 7월 한달에만 마이너스 9%의 마이너스 성적을 냈다. 올 전체 수익은 마이너스 6%. 2001년 출범 이후 해마다 20% 이익을 냈던 명성에 큰 흠집이 났다.
충격적인 손실에 돈을 빼가는 투자자들도 적지않은 상황이다. 갑작스런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이나 구조조정중인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랜드 크루세이더 펀드는 올들어 15%의 손실을 냈다. 전체 자산이 23억달러인데 최근 이중 20%에 대한 환매 요청을 바았다. 지난 1일 이 펀드를 운용하는 달러스 소재의 하이랜드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최대 9개월에 걸쳐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