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로 잘나가던 인터넷株, 후폭풍 '곤욕'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8.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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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5월중순 시작 세무조사 진행중… 나우콤, 대표구속 이어 방송사고

지난 5~6월 활활 타오른 촛불로 정국의 중심에 섰던 촛불 관련 시민단체들이 잇단 소송과 벌금 부과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촛불로 한껏 주목을 받았던 코스닥 상장 UCC(손수제작물) 관련 업체들도 후폭풍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촛불의 쉼없는 엔진 역할을 하던 네티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아고라'를 운영하는 다음 (34,900원 ▼400 -1.13%)커뮤니케이션은 5월 중순 시작된 세무조사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슷한 시기 세무조사를 당한 야후코리아가 보름만에 세무조사가 종결됐고, 지난해 세무조사를 받은 NHN의 조사기간이 한달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조사기간이 길다.



이에 대해 다음측은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을 생각할 때 7월을 넘긴 것은 아무래도 과한 것 아니냐는 동정론이 대두되고 있다.

다음은 아고라가 네티즌들의 보수 언론들에 대한 광고불매 운동의 '메카' 역할까지 하면서 이들 언론사들이 뉴스공급을 중단, 대 언론관계까지 타격을 입었다. 이들 언론의 기사공급 중단이 바로 다음의 페이지뷰 감소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가뜩이나 정부와의 관계 악화로 힘든 다음으로선 추가부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최근엔 광고중단 운동으로 피해를 봤던 언론들 외에 추가로 경제지와 다른 종합지까지 기사중단에 동참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촛불로 트래픽이 급증, 멀찌감치 앞서나간 NHN을 따라잡을 기회를 잡았지만 반대급부로 나타나는 후폭풍부터 극복해야 하는 게 다음의 현실이다.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로 단숨에 촛불 정국의 중심에 섰던 나우콤 (102,000원 ▲1,900 +1.90%)은 다음보다 시련이 더 컸다. 대표이사인 문용식 사장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6월말 구속되는 비상사태까지 맞은 것. 문 사장은 80년대 운동권의 대부로 유명한 인물로 이번 촛불정국에서 아프리카가 네티즌들의 폭발적 호응을 받으며 그의 이력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의 구속에 대해 인터넷에 대한 탄압이라는 반론이 여러 단체들에서 제기됐다. 문 사장이 1개월여만에 보석으로 풀려나자 또 다른 시련이 나우콤에 닥쳤다. 한 개인방송 운영자의 나체가 방영되는 사고가 발생, UCC 업체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UCC는 특성상 사업자가 콘텐츠 제작자들을 통제할 수 없다. 수많은 네티즌들의 창발성이 발휘될 수 있지만 불법이나 일탈을 저지르는 UCC 제작자들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면 회사 자체의 존립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공권력의 압력에 불건전 UCC 제작자들의 통제까지 주목받았던 만큼이나 걱정도 많아진 촛불이 지나간 UCC 업체들의 8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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