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먹은 한전, 감사원 지적에 오락가락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7.30 19:59
글자크기

"사실과 다르다" 해명 3시간만에 없던 일로

거대 공기업 한국전력 (21,950원 ▼250 -1.13%)이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반박한다며 보도자료를 냈다가 취소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여 눈총을 샀다.

한국전력은 30일 오후 4시경 감사원의 공공기관 감사결과에 반박한다며 A4용지 4매 분량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한전은 이 보도자료에서 "허위 경영실적 자료를 제출해 상여금을 직원들에게 과다 지급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또 "전력구입비의 일부인 용량가격(CP) 조정은 부정한 방법이 아닌 경영평가단의 우수사례로 지정될 정도로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앞서 한전이 2006년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 석유수입부과금을 공공이익과 부가가치에 가산한 허위 경영실적 자료를 제출해 899억원 규모의 상여금을 과다지급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전이 발전 자회사에 전력구입비를 적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2006년 영업이익을 7504억원으로 늘려 정부 경영실적을 높게 평가받고 이에 따라 인센티브 상여금도 과다하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이 같은 감사원의 발표에 항의해 경영활동이 적법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


그러나 곧 이어 오후 5시30분경 또 하나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첫 번째 보도자료에서 밝힌 경영평가단 우수사례 지정이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전 직원이 2만명이나 되는 한전이 우수사례 지정을 혼동해 보도자료 배포 한시간반 만에 결과를 뒤엎은 것이다.



한전은 1시간여 뒤 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6시50분경 또 하나의 보도자료를 보내온 것.

한전은 이 자료에서 "이미 송부해 드린 감사원 감사지적에 대한 보도자료는 취소한다"며 "감사원 지적사항에 대해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3시간 만에 자기들이 밝힌 내용을 전면 부정한 것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해 정확한 준비 없이 해명하려다가 오히려 빈 구석을 여과 없이 보여준 꼴이 돼버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한전이 이날 해명한 자료는 감사과정에서 모두 거론된 것으로 소명기회를 줬고 이의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이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도로 이런 해명자료를 냈는지 모르겠다"고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