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앉은 '이상득-박근혜'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8.07.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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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 중진 연석회의. 최고위원들과 4선 이상의 중진들이 자리를 함께 하는 자리다.

집권 여당이 된 뒤 이 회의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 특히 김무성, 박종근 의원등 최근 복당한 친박(친 박근혜)계 중진 의원들과 이윤성 국회부의장 등 친이계 중진도 자리를 함께 해 중량감을 더했다. 명실상부한 집권 여당의 최고위층 회동으로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 중에서도 단연 관심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 집권 여당의 양대 계파인 '친박계'와 '친이(친이명박)계'의 수장들이다.



특히 박 전 대표로선 지난 2006년 6월말 당 대표를 마친 뒤 2년 1개월만에 당무회의에 참석한 셈. 회의 시간에 맞춰 국회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이정현, 구상찬 의원 등 측근 의원들의 수행을 받으며 회의장으로 향했다.

회의장에 들어간 뒤엔 박희태 당 대표, 이상득 전 부의장 등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 전 부의장도 공식 회의석상에 얼굴을 드러내긴 오랜 만이다.



이들 두 사람은 공교롭게 나란히 앉아 서로 미소를 띠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화합'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한 자리인 만큼 그에 맞는 제스처란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박 전 대표와 이 전 부의장 모두 공식적인 발언은 극히 자제했다. 박 전 대표의 경우 박희대 대표가 "한마디 하시라"는 권유를 여러번 한 뒤에야 "여러분을 뵙게 돼 반갑다. 앞으로 연석회의가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운영이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했다.

그 이상의 발언은 없었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대신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의 보고 내용을 듣고 간간히 메모를 했다고 한다. 회의간 끝난 뒤 박 전 대표는 "오늘이 첫 회의인데 여러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만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의 경우 비공개 회의때 지방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이 전 부의장이) 지방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당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른 중진 의원들도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도 문제나 금강산 피격 문제 등 최근 현안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는 이날 회의가 첫 회의였던 만큼 상견례 성격이 강했던 데다 홍 원내대표, 임 정책위의장 등의 보고를 듣는 데 주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명진 대변인은 "'한번 잘 해보자'라는 분위기로 회의가 진행됐다"며 "시간이 모자라 많은 의원들이 이야기 하지 못했다"고 회의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독도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중진들이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최고중진회의가 보고를 하고 의견을 구하고 하는 자리니까…"라며 말을 흐렸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남경필 김무성 박종근 이해봉 의원 등 20명이 참석했다. 참석 대상인 홍사덕 의원과 안상수 의원은 지역 일정 등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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