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침체 논란 "이미 침체일 수 있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7.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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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의 경기침체는 어떻게 공식화될까. 통상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누구나 침체를 인정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동떨어질 수 밖에 없다.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으로 발표되기 수개월 전부터 경기는 실질적인 침체에 빠지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GDP 하나만으로 경기 전체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때문에 침체를 결정하는 권한을 지닌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GDP를 중시하고 여기에 고용, 개인소득, 도소매 판매, 산업생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NBER이 마지막으로 침체를 선언한 것은 2001년 11월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당시 NBER은 위원회를 소집해 고용과 GDP에 얼마나 많은 비중을 둬야할 것인지 격론을 벌였다. 가장 비중있는 두 지표를 두고 어떤 것에 무게를 둬야할 지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그 결과 고용지표가 위축되기 시작한 2001년3월부터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결정했다. 3분기에 GDP가 첫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는 결과를 확인하고 난 뒤 이뤄진 것이었다.

GDP는 그해 1분기에도 감소했다는 것으로 수정됐다. GDP가 갖는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NBER은 당시 "GDP는 오직 분기별로 측정되고 수정을 거치게된다"며 침체를 판단하는데 있어 가중치를 상대적으로 적게 배정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001년의 침체는 8개월간 지속됐다.

고용시장은 2003년 중반까지 위축됐고, 이때서야 NBER은 침체가 2001년11월에 끝났다고 선언했다.


3월의 침체 시작은 그해 11월에 결정했고, 11월 종료 결정은 한참 지난 2003년7월에 있었다. 침체 시작이 결정된 11월에 이미 실제 침체는 마무리되고 있었던 셈이다.

때문에 현재의 경기침체 논란 역시 이같은 시차를 감안해 이해해야한다.



고용만을 중시했다면 이때 침체는 2년 넘게 연장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경우 1920년대말부터 시작된 대공황 이후 최장의 침체라는 불명예를 얻을 수 있었다.

2003년10월 NBER은 마지막 침체 보고서를 통해 "실질 GDP를 종합적인 경기활동을 측정하는 최선의 단일 지표로 참고했다"며 "여기에 사이클의 고점과 바닥을 결정하는데 월간 지표도 적지않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990~1991년에도 8개월간 공식 침체가 있었다. 그 이전에는 1981~1982년에 16개월간의 침체가 있었다. 지금 침체가 그때처럼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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