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1주일만에 부활, 속속 발행 ‘공시’

더벨 황철 기자 2008.07.2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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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SC제일 일괄신고서 제출 … 중장기 채권 전략 ‘한눈에’

이 기사는 07월29일(12: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발행 공시 여파로 종적을 감췄던 은행채권이 1주일여 만에 부활을 예고했다. 시중은행들이 금감원 공시를 통해 신규 발행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시는 은행의 중장기 채권 전략을 대략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 연말까지 4조3천억 발행

국민은행은 25일 이사회 의결을 마치고, 28일 금감원에 일괄신고서를 제출했다. 국민은행은 6개월 단위 신고서를 통해 올 연말까지 4조3000억원의 은행채 발행을 계획했다.



은행채 1주일만에 부활, 속속 발행 ‘공시’


월별로는 8월과 9월에 각각 1조6000억원, 1조3000억원이 몰려 전체 발행액의 2/3 이상을 차지했다.

채권 시장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해진 데 따른 전략적 접근이다. 그나마 금리 사정이 더 악화되기 전에 가능한 많은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것.

반면 10월, 11월은 각각 6000억원, 12월에는 2000억원 만을 발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연말로 갈수록 채권 시장 금리가 더욱 안 좋아질 것으로 보여, 초반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월 단위로 정정이 가능하므로 미발행분이나 초과 발행분은 추가 신고를 통해 적절히 조절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SC제일은행은 25일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일괄신고서를 제출했다. 발행 공시제가 시행된 이틀 후 곧바로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은행채 발행 계획 역시 연말까지가 아니라 내년 7월분까지 1년치를 한꺼번에 신고했다. 월별 발행 계획을 무리하게 잡지 않겠다는 전략을 내년 상반기까지 가져가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은 은행채 발행의 월별 편차를 상대적으로 작게 잡고 있다. 1년 발행 계획 4조원 중 올 9월과 10월 발행분 7000억원씩을 제외하면, 대략 2000~5000억원선을 오르내린다.

이 같은 조달 계획에는 감독당국의 규제를 적절히 회피하며, 공시제도를 탄력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전략이 녹아 있다.



은행채 1주일만에 부활, 속속 발행 ‘공시’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일괄신고 자체가 은행권에 혜택을 준 것인데, 무리한 계획으로 발행 계획을 채우지 못할 경우 감독당국의 제재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소한의 발행계획을 세우고 일찍 소진되면, 추가서류 제출을 통해 발행량을 늘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8월 은행채 발행계획 ‘無’

신한은행은 29일 오후 금감원 공시를 계획하고 있다. 연말까지 대략 3조 5000억원 규모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만기 도래액이 많은 9월과 10월, 1조원 가량의 은행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역시 이번 주 중 신고서 제출을 위해 마무리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말까지 6개월 단위로 공시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8월 만기액이 미미한 우리은행은 이사회 개최를 내달 말로 미룬 채 다소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8월 중 은행채 만기 도래액은 7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은행은 만기가 몰려 있는 10월과 11월 약 1조원 정도씩을 조달해 연말까지 4조원 정도의 은행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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