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악재의 홍수 '2차 신용경색' 공식화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김유림 기자, 엄성원 기자 2008.07.2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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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백악관 신용경색·경기침체 경고
-메릴린치 상각과 수혈, 2차 신용경색 완성
-금융주 동반 급락


신용경색 악재가 꼬리를 물었다. 주택시장 침체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흉흉한 경고에 이어 백악관의 미국 경제성장전망 하향이 나왔고, 피날레는 메릴린치의 대규모 상각과 자금수혈이 장식했다.



이 여파로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무섭게 하락했다. 주요 3대 지수는 2% 안팎 조정받았다. 어렵게 회복한 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해 추가하락의 가능성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메릴린치의 대규모 상각에 따라 2차 신용경색이 공식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증폭됐다.

◇IMF, 미국 주택경기 심각한 장기 침체
이날 IMF는 지난 4월치를 보완해 발표한 세계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택경기 침체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경기둔화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을 조정한 심각한 주택경기 침체를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많은 파장을 낳았다.



IMF는 특히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각국 정부의 정책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절하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한 것이다.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와 관련해서는 주택 모기지 상환연체와 주택압류가 급격히
상승하고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침체의 강도를 확인해주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은 컸다.

◇백악관, 미GDP 성장률 1.1%p나 하향..독일경제도 빨간불
IMF의 경고를 기다렸다는 듯 보고서가 발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백악관은 경제성장 전망치를 대거 하향 수정했다.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 성장 전망치에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이라고 제시한 것. 지난 1월 발표한 전망치 2.7%에서 불과 6개월만에 1.1%포인트가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의 3%에서 2.2%로 낮췄다.

백악관은 "미국의 경제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급격한 주택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그나마 견실한 펀더멘털을 유지하던 독일에서도 경고등이 커졌다. 앞서 발표된 독일 소비자신뢰지수가 5년래 최저치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UBS의 마틴 뤽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개인 소비는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면 개인 소비의 실질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메릴린치, 2차 신용경색을 완성하다
메릴린치는 이날 장마감후 85억불 조달 계획을 밝혔다. 3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증권이 대거 섞인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헐값에 매각하면서 약 57억달러를 상각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정사실화된 손실에 대비해 대규모 자금수혈을 서두른 것이다. 분기 적자 행진도 유력하다. 85억달러중 34억달러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에 대한 대규모 상각, 아시아 국부펀드를 통한 자금 수혈, 연이은 적자 발표 등은 지난 1년간 신용경색이 고조될 때마다 은행들이 반복했던 작업이다. 메릴린치의 이날 발표는 2차 신용경색의 만개를 공식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는 이날 11.6% 급락했다.



◇은행, 모노라인, 패니매 줄줄이 급락
당장 신용경색 악재만 나오면 흔들리는 금융주가 무너졌다. 상각이 가장 많은 씨티그룹이 7.5%,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 리먼 브러더스는 10.4% 떨어졌다. AIG는 12% 무너졌다.

의회가 주말 '비상' 표결을 거쳐 주택시장지원법안을 통과시켜 프레디맥과 패니매의 구제를 확실히 했지만 금융시장은 쉽게 안정되지 않았다. 프레디와 패니는 각각 6.6%, 10.7% 떨어졌다.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인 MBIA와 암박 역시 각각 12, 19% 떨어졌다.

모뉴멘트증권의 스티븐 루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휴무인 토요일에 지원 법안이 통과되면서 투자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금융시장 문제가 최악을 지났다는 판단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심각한 주택 경기 침체 공포로 주택건설업체인 KB홈이 7.1%, 레나가 6.6%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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