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자살률 OECD 최고 '불명예'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7.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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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당 21.5명...OECD평균 11.2명 두배 수준

우리나라의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10만명당 21.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평균 11.2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가족부가 24일 발표한 ‘2006년도 기준 OECD건강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만명당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21.5명으로 2001년 15.1명에 비해 5.6명이나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OECD 평균 자살률은 2001년 10만명 당 11.9명에서 2006년 11.2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성별로 보면 우리나라 남성과 여성의 자살률은 OECD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2006년 기준 우리나라 남성 자살 사망률은 10만명 당 32명, 여성은 13.2명이었다. OECD 남성 평균 자살사망률은 10만명 당 17.6명, 여성은 5.2명이었다.

남성 자살 사망률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경우는 헝가리가 10만명 당 36.3명으로 유일했다. 여성 자살 사망률은 OECD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회원국 중에서는 우리나라 이외에 헝가리(2005년 기준)가 10만명 당 21.0명 일본 19.1명, 핀란드 18명으로 자살률이 높았다. 반면 그리스, 멕시코(2005년 기준), 이탈리아(2003년 기준), 영국(2005년 기준)이 인구 10만 명당 6명 이하로 낮았다.

하지만 실제 자살률은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자살과 연관되는 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불명예로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낮게 추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와 관련 “우리나라는 고령인구와 단독가구의 증가, 경제사회적 원인 등으로 자살률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사회전반에 걸쳐 자살 예방을 위한 생명존중에 대한 인식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정신과 관련한 치료시스템이 낙후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서경 푸른소나무정신과 원장은 “정신과 치료를 꺼리는 것이 우리 사회의 대체적인 정서”라며 “이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통해 자살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정신과 상담이나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살 시도를 낮출 수 있다”며 “정신질환을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신과 치료를 담당할 의료진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꼽혔다. 우리나라의 의사는 인구 1000명당 1.7명으로 OECD회원국 평균 3.1명보다 크게 적다. 인구 1000명 당 간호사 수도 OECD 회원국 평균 9.7명 보다 적은 4.0명에 불과했다.



반면, 10만명 당 자살률이 2.9명에 불과한 그리스의 경우 인구 1000명당 의사수가 5.0명으로 OECD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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