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神의 직장 사장없어도 잘 돌아간다?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7.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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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사장이 공석 중인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수화 전 씨티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던 예탁결제원 노조가 실력행사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수화 전부행장이 부동산 투자 관련 구설수로 다른 공공기관장 추천에서 떨어진 부적격 인사인데 정권 실세랑 가깝다는 이유로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고 사장으로 내정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입장입니다.



노조는 22일 주주총회장을 봉쇄, 주총을 24일로 연기시켰습니다. 24일로 연기된 주총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노조는 주총을 다시 물샐틈없이 막았습니다.

예탁결제원 주주들이 주총장을 예탁결제원이 아닌 제 3의 장소로 옮겨 기습적으로 사장 선임을 하지 않는 한 이수화 사장 선임은 쉽지 않습니다. 이 사장이 선임되더라도 정상적인 업무에 들어가기는 어렵습니다. 노조는 사장 선임 저지가 무산되면 출근저지란 또 다른 실력행사에 들어갈 태세입니다.



이 때문인가요. 예탁결제원은 23일 부·팀장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인사권자인 사장이 없는 상태에서 직무대행 중인 전무이사가 이례적으로 부장 2명과 팀장 2명의 전보 인사를 냈습니다. 예탁결제원측은 연수 등으로 인해 미루기 힘든 부분만 소폭 조정을 하는 선에서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예탁결제원의 평균 1억원 가까운 직원 평균 연봉으로 급여가 많기로 소문난 금융공공기관 중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신이 내린 직장', '신도 잘 모르는 직장'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합니다. 사장 연봉도 지난해 4억7300만원이나 됐습니다.

4000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매달 받는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매달 4000만원의 월급을 받는 사장이 3개월째 공백인데도 예탁결제원은 무리없이 굴러가는 모습입니다. 사장 고유권한인 인사마저 권한대행이 행사하는 것이 그 반증이라면 지나친 확대해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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