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이어 ‘GMO 촛불’ 일렁일까?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2008.07.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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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풀무원 Non GMO 선언에 ‘촉각’

풀무원 (13,760원 ▲930 +7.25%)이 오는 10월부터 생산하는 전 제품에 대해 ‘Non-GMO(유전자변형식품)’를 선언하자, 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일부 식품업체들이 국제 곡물시세 폭등으로 원재료 조달의 어려움을 들어 과자와 음료수, 빙과 등을 만드는 전분당의 원료를 값싼 GMO 옥수수 등으로 대체할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GMO 이슈를 간간이 제기해 왔다. 하지만 촛불시위로 촉발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움직임에 묻혀 GMO 이슈는 한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본격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거리시위보다는 소비자 운동으로 전환될 기미를 보이는 것과 때를 같이해 시민단체들이 소비자운동 차원에서 GMO 안전성 논란을 적극 제기할 태세다.

특히 풀무원이 Non-GMO 선언을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소비자들의 끈질긴 요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식품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풀무원의 임원은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M작물을 쓰는)경쟁사를 생각해 우리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유부에 쓰는 기름, 달걀의 닭 사료 원료까지 GMO와 관련돼 있는지 밝히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받았다”고 밝혔다. 홈페이지 비공개란 등을 통해 풀무원의 주소비자들이 1백 여 통의 이메일을 보내 풀무원이 Non-GMO 선언을 하도록 압박했다는 것이다.

풀무원의 Non-GMO 선언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CJ제일제당 (333,500원 ▲4,500 +1.37%), 사조그룹의 신동방 (0원 %), 오뚜기 (451,500원 ▲18,000 +4.15%), 대상 (22,400원 ▲1,150 +5.41%), 동원F&B (39,500원 ▲2,350 +6.33%) 등 유지업계다. 이들 업체들은 ‘GM 대두’를 일괄적으로 공급받아 식용유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계 중 한 관계자는 “원재료 공급과 관련해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유전자 변형작물을 원재료로 쓴다는 업체로 지목되는 건 억울하다”며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Non-GMO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원료 기반의 GMO 표시제를 운영해야 소비자의 기본적인 알 권리가 보장된다”며 “GM 원료를 사용한 모든 식품에 대해 GMO 표시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정부가 적극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은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제주에서 최양도 서울대교수, 이철호 고려대교수 등 학계와 소시모 등 시민단체와 함께 GMO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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