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팔렸다! 세계 1위 맥주회사 탄생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7.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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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위업체 벨기에 인베브, 美안호이저부시 인수

▲ '안호이저부시인베브'사의 맥주 제품들▲ '안호이저부시인베브'사의 맥주 제품들


세계 2위 맥주회사 벨기에 인베브가 3위인 미국의 안호이저부시를 인수, 매머드급 세계 1위 맥주회사가 탄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베브에게서 인수 제안을 받은 안호이저부시 이사회가 13일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처음 제시했던 주당 65달러에서 5달러 더 얹은 70달러로, 총 520억달러에 달한다.

합병 회사의 이름은 '안호이저부시인베브'이며, 안호이저 측은 이사회 의석 2개를 확보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는 연간 매출 360억달러(한화 약 36조원)에 전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해 영국의 SAB밀러사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세계 맥주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안호이저의 점유율은 50%에 육박해 독점점 지위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한 브랜드만도 '버드와이저'와 '버드아이스', '벡스', '스텔라아르투아' 등 총 300여개에 이른다.

안호이저는 당초 인베브의 인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지만 안호이저의 2위 주주인 버핏이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인베브 측이 인수 제안가를 5달러 상향하면서 인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왔다.



인수 과정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안호이저 부시는 인베브가 자사에 대해 주당 65달러 인수 제안을 하는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포하는 등 기만적 행위를 저질렀다며 법원에 소송까지 냈었다. 인베브 역시 이에 질세라 안호이저 부시의 이사진 교체를 시도하는 등 인수전은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권도 상징성 있는 버드와이저가 유럽 기업에 팔릴 경우 일자리 감소 등이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인수 과정 자체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안호이저 부시의 본사가 있는 세인트루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버드와이저를 외국에 매각하는 것을 법으로 막을수는 없지만 외국에 팔린다면 이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회사의 합병은 신용위기로 M&A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M&A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두 회사가 매출의 대부분을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아 수익성이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맥주 시장이 와인과 칵테일 시장에 밀려 고전중인 여파로 지난 지난 1분기 인베브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안호이저를 인수한 인베브는 지난 2004년 벨기에 맥주회사인 인터브루와 남미 최대 주류업체 암베브가 합병해 탄생했고 벡스와 스텔라아르투아 등을 생산한다. 인베브는 합병후 과감한 구조조정과 남미 시장에서의 매출 급증세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탄탄한 회사로 거듭났다.

한편 안호이저부시 지분 5%를 보유한 버핏은 이번 인수로 6억5000만달러(6500억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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