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미술관·극장에 웬 촛불시위 배너?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7.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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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하단에 달린 촛불시위 관련 배너↑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하단에 달린 촛불시위 관련 배너


국립미술관·극장에 웬 촛불시위 배너?
사법당국과 아무런 연관 없는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극장 홈페이지에 촛불시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배너가 게재됐다.

'촛불집회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이 배너는 경찰 관련 사이트에 걸린 것과 같은 내용으로 사진, 동영상, 글 등 다양한 자료를 담고 있다. 이 자료는 애초 경찰이 올렸을 때부터 시위대의 폭력행위 만을 집중 부각해 "촛불시위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10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극장은 홈페이지에서 이 배너를 삭제한 상태다.



국립극장 측은 이날 "지난 월요일(7일)부터 올려놨다. 오늘 아침에 보니 게시판에 글도 많이 올라오고 해서 민감한 사항인 만큼 오전 9시쯤 내렸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도 "지난 금요일(4일)부터 걸어놨지만 오늘 오전에 내렸다"며 "어제부터 시민들이 항의와 질책 등 많은 의견을 주셨다"고 확인했다.



촛불 관련 배너를 올리게 된 이유는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만든 홍보배너를 산하기관으로서 붙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무적으로 올려야 했던 것은 아니다. 국정홍보와 관련한 배너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일은 일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왜 여기에 이런 배너가 있어야 하느냐"며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항의 글을 올렸다. 일부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잇따라 촛불시위에 부정적 언행을 한 것과 연관 지어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유 장관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은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조선일보를 전격 방문해 촛불시위로 인한 피해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같은달 29일 정부가 '최루액 살포' 등 시위 강경진압 방침을 밝힐 때도 유 장관은 함께 했다.


한편 6월에는 경찰청 산하기관인 운전면허시험관리단 홈페이지에 이와 같은 내용이 팝업창으로 게시돼 시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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